"글로벌 긴축 막바지, Fed 인상 1번 남았나...주요 신호될 듯"(종합)

뉴욕=조슬기나 2023. 4. 1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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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 3분기 글로벌 금리가 6%로 정점을 찍은 후 내년에는 4%대 후반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Fed가 예상대로 5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인상 행보를 중단할 경우 각국 중앙은행에게는 중요한 '피벗(pivot·방향 전환)' 신호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0일(현지시간) 전 세계 경제의 90%를 차지하는 23개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전망을 통해 “대다수 중앙은행은 이미 금리 정점에 도달했거나 인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미국, 유럽 등에서 한두차례 추가 인상을 단행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동결 또는 인하 모드에 돌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끄는 Fed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관건으로 손꼽힌다. 작년 3월부터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한 Fed는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을 5%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Fed의 동결 결정이 대다수 중앙은행들에게 일종의 피벗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각국서 본격적인 인하 채비에 나서며 '수십년 만의 가장 공격적인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을 굳히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경제 90%를 차지하는 23개국 중앙은행 중 최소 20곳이 내년 중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은 연내 인하 가능성도 유력하다. 또한 글로벌 금리는 올해 3분기 6%에서 내년 말 4.9%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국가별로 Fed는 다음 회의인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인상을 통해 금리를 5.0~5.25%까지 높인 후 동결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내년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4.25%까지 낮출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에서도 최근 SVB 사태로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 신용 경색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는 만큼 Fed의 긴축이 막바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애나 윙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5월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한다"며 "2023년 말 경미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지만 Fed는 올해 내내 정점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오는 5월과 6월 연속으로 베이비스텝을 단행해 3.5%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내년 말 2.5%까지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비드 포웰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글로벌 은행부문 어려움까지 해결해야 한다"며 "ECB는 균형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는 현재 4.25%인 금리를 연말까지 유지한 후 내년에 3.5%로 낮출 것으로 관측됐다. 오는 12일 금리 결정을 앞둔 캐나다 중앙은행 역시 2연속 동결 전망이 나온다. 연말까지 현 4.5%에서 동결한 후 내년 중 3%까지 인하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밖에 중국 인민은행, 멕시코 중앙은행,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등은 연내 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이노코믹스는 한국은행에 대해서는 현재 3.50% 수준을 연내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2.50%로 내릴 것으로 봤다. 한국 내 인플레이션이 안정 조짐을 보이는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 가계부채 등으로 인해 추가 인상이 어려운만큼 관망세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2명의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5월 회의부터 참여한다.

톰 올린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이른 리오프닝, 경기침체를 피한 유럽, 과열된 미국의 노동시장 등은 모두 금리인상 주장을 뒷받침하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스위스(CS)의 붕괴는 반대 방향(금리인하)"이라며 "현재 긴축 주장이 우세하다. 금리 정점이 눈 앞에 있지만, 아직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현재 시장에서는 5월 FOMC를 앞두고 Fed의 정책 결정에 여파를 미칠 이번주 이벤트들도 주목하고 있다. 당장 오는 12일에는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3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1% 올라 전월 6%에서 5%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예상을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확인될 경우 Fed를 둘러싼 긴축 경계감은 한층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시장에서는 여전히 끈적끈적한 근원 물가를 주시하고 있다. 여전히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강세가 이어지면서 근원 CPI가 헤드라인 CPI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다음날인 13일에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14일에는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율 발표가 예정돼있다.

이와 함께 12일 공개되는 3월 FOMC 의사록은 앞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직후 첫 FOMC였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당시 은행권 위기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강행한 배경과 Fed의 경제 평가 등을 주목할만하다. 이밖에 이번주에는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 Fed 당국자들도 줄줄이 연설에 나선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70%이상 반영하고 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일주일 전 42%대에서 29%대까지 내려갔다.

이밖에 이번 주에는 IMF와 WB가 워싱턴에서 연차총회도 개최한다. 전 세계 주요국 재무부 장관과 중앙은행 수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성장,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스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2.0%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IMF 역시 11일 세계 경제 성장률과 금융안정보고서 등을 공개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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