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서 투수 전향 나균안, 롯데 에이스로 신분 상승
대다수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어떤 이는 “가지고 있는 재능이 아깝다”고 했다. 지난 2020년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프로야구 롯데의 나균안(25·사진) 이야기다. 그 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당시의 선택은 올바른 결정이었을까. 10일 현재 나균안에 대한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어 가는 중이다.
나균안은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 동안 무실점(4피안타 8탈삼진)으로 막아내면서 롯데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시속 146㎞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 포크볼을 앞세워 KT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올 시즌 2경기 성적은 13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이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나균안이 또 해냈다”며 극찬했다.
나균안은 마산용마고 시절 포수 유망주로 주목을 끌었다. 강한 어깨와 장타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덕분에 2017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다. 프로 데뷔 후에도 많은 기회를 얻었다. 마침 주전 포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롯데의 안방마님을 맡아 1군 그라운드를 자주 밟았다.
그러나 프로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잦은 수비 실수를 저질러 질타를 받았다. 타격에서도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면서 마음고생을 했다. 결국 나균안은 2020년 포수 마스크를 내려놓고, 투수 전향을 택했다. 3년 전인 2020년 4월 22일 NC 다이노스와의 2군 경기에서 처음 마운드를 밟았고, 이듬해 5월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마침내 타자가 아닌 투수로 ‘1군 재데뷔’ 신고식을 마쳤다.
투수로 변신한 나균안은 무럭무럭 성장했다. 직구 스피드는 계속 올라갔고, 변화구의 각도는 더욱 예리해졌다. 퀵모션이나 주자 견제와 같은 기본적인 능력도 향상됐다. 그 사이 롯데 마운드에서 위상도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선발과 구원을 오갔지만, 올해부터 붙박이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개막 초반 부진한 롯데는 10일 현재 2승4패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이 2승이 모두 나균안의 어깨에서 나왔다. 나균안은 “팀이 연패 중이라 부담감이 있었지만, 마운드에서 내 공만 던지려고 했다. 포수인 유강남 선배가 리액션을 크게 해주셔서 힘이 났다”고 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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