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장타 욕심 버린 '10라운더' 문성주, 밥상 차리는 '만능키'

배중현 2023. 4. 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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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열린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0회 말 끝내기 득점을 올린 문성주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0라운드의 기적' 문성주(26·LG 트윈스)가 장타 욕심을 버렸다.

문성주는 지난해 LG가 발견한 '보물'이다. 정규시즌 106경기에 출전한 문성주는 타율 0.303(327타수 99안타)로 맹활약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출루율(0.401)과 장타율(0.422)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커리어 하이였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LG에 신바람을 일으켰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다. 문성주의 타율은 8월까지 0.336(274타수 92안타). '장외 타격왕' 경쟁을 할 정도였다. 그런데 9월 월간 타율이 0.149(47타수 7안타)로 크게 떨어졌다. 부족하다고 생각한 장타를 의식한 순간, 타격 지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했다. 장타를 머릿속에 그리자 콤팩트한 스윙이 사라졌다. 스윙 궤적이 커지니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정타가 잘 나오지 않았다. 3할 타율로 시즌을 마쳤지만 결과에 만족할 수 없었던 이유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도 문성주는 장타를 의식했다. 방황하던 문성주의 길잡이가 된 건 염경엽 LG 감독과 이호준 타격 코치였다. 코칭스태프와 상의한 문성주는 스윙 궤적을 크게 하는 것보다 배트 스피드를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타격 시 원심력을 이용한 배트 스피드로도 충분히 장타를 생산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단점을 보완하려다가 장점마저 사라지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했다. 장타를 의식하지 않으니 타석에서 더 단단해졌다.

<yonhap photo-5735="">LG 트윈스의 테이블 세터로 맹활약 중인 문성주. IS 포토</yonhap>


문성주는 올 시즌 첫 8경기에서 타율 0.414(29타수 12안타)를 기록했다. 리그 타격 5위, 출루율(0.514) 4위, 최다안타 2위다. 타석당 투구 수가 4.24개로 LG 타자 중 가장 많다. 테이블 세터로 출전, 투수를 괴롭히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선발 라인업을 수시로 바꾸는 염경엽 감독이지만 유독 2번 타순은 고정에 가깝다. 그만큼 문성주를 향한 팀 내 신뢰가 두텁다.

문성주는 "장타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 그 생각은 안 한다. (큰 타구는) 형들이 쳐줄 거라고 생각하고 난 많이 살아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더 좋은 배팅이 나오는 거 같다"며 "솔직히 장타를 생각하다 보면 밸런스가 깨진다. 지난해 마지막에 그런 영향도 조금 있었는데 올해는 흔들리지 않고 해보겠다"고 말했다.

LG는 외야 경쟁이 치열하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김현수와 박해민은 물론이고 '출루왕' 홍창기가 버틴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의 주 포지션도 외야라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지 않다. 강릉영동대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 2차 10라운드(전체 97순위)에 뽑힌 문성주는 기회의 소중함을 잘 안다. 조금씩 팀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지만 안심하지 않는다. 그는 "(외야 경쟁이 치열한 만큼) 내가 나가고 싶다고 해서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감독님이 믿고 내보내 주시니까 거기에 맞게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웃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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