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승차감 끔찍" 그 황금마차… 찰스 부부도 대관식서 탄다
다음달 6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리는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의 세부 계획이 나왔다. BBC 등 영국의 주요 언론은 10일 국왕이 사용할 마차, 행진하게 될 거리 등에 대해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왕이 사용할 마차다.
75세 국왕은 대관식 후 버킹엄궁으로 돌아오는 행렬에선 전통적인 황금마차(Golden state coach)를 타지만,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갈 때는 냉난방장치까지 달린 안락한 마차를 이용한다.
1762년 만들어진 황금마차는 1831년부터 대관식 때마다 사용했다. 나무에 금박을 입혀 만든 굴러가는 예술 작품이다.
길이 8.8m, 높이 3.7m, 무게 4t 거대한 크기이고, 워낙 무겁다 보니 걷는 속도로만 이동할 수 있다. 8마리의 말이 끌며, 서스펜션은 가죽으로 돼 있다.
여왕은 대관식을 회상하며 황금마차의 승차감이 끔찍했다고 지난 2018년 털어놓기도 했다.
처음 사용한 윌리엄 4세도 배를 타고 거친 바다에 있는 것 같다고 묘사했다.
대관식을 마친 뒤 국왕 부부는 황금마차를 타고 2.1㎞를 약 30분간 행진한다. '대관식 행렬'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출발해서 정부중앙청사(화이트홀) 앞 도로를 거쳐 트래펄가 광장으로 간 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버킹엄궁까지 쭉 뻗은 1㎞ 길이 도로 더 몰을 따라간다.
1953년 20대 젊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훨씬 더 긴 행렬을 소화하며 대중을 직접 많이 만났다. 피커딜리, 리젠트 거리, 옥스퍼드 거리 등을 거치며 8㎞를 2시간 동안 행진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거리와 시간이 4분의 1로 줄었다.
냉난방이 달린 안락한 마차의 이름은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다. 2012년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호주에서 제작됐다. 냉난방장치, 전동창문, 최신식 서스펜션이 갖춰져 있고 2014년 의회 개회식 여왕연설 때 처음 사용됐다.
대관식 손님은 약 2000명이다. 전임 여왕 때 대관식 손님은 8000명이었다. 반의반으로 줄었다.
이번 대관식 물품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2세기 숟가락이다. 나머지 중세용품은 내전 중 대부분 파괴됐다.
찰스 3세는 대관식 때 보석 444개로 장식된 무게 2.23㎏의 성 에드워드 왕의 왕관을 쓴다. 여왕도 이 왕관을 썼다. 이 왕관은 1661년 찰스 2세 대관식 때부터 사용됐다.
커밀라 왕비는 1911년 찰스 3세의 증조할머니인 메리 왕비가 대관식 때 쓴 왕관을 쓴다. 20세기 이후 왕비들이 대관식에서 착용한 인도 코이누르 다이아몬드는 빼기로 했다. 이 보석에는 제국주의 영국이 지배를 받던 인도의 아픔이 담겨 있어 외교 갈등의 우려마저 있다.
영국 정부는 대관식 전에는 관련 비용을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BBC가 전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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