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산망 마비 사태…원인은 관리자 전원 이직

이형민 2023. 4. 1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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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발생한 법원 전산망 마비 사태는 데이터 이전 준비 중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전원이 이직하면서 생긴 관리·감독 공백이 주된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망 마비 사태는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이 수원·부산 회생법원 개원을 앞두고 법원 데이터 이관 등을 위해 전산시스템을 일시 중지했다가 복구가 늦어지면서 판사들과 사건 당사자들이 재판 및 사건 검색 등에서 어려움을 겪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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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은 박원규 대전지법 부장판사 선출
김명수 대법원장이 10일 경기도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법원 제공


올해 초 발생한 법원 전산망 마비 사태는 데이터 이전 준비 중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전원이 이직하면서 생긴 관리·감독 공백이 주된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의 고질적 예산 부족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2023년도 첫 정기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지난 2월 28일부터 발생한 ‘전국 법원 전산망 마비 사태’가 주된 논의 대상으로 다뤄졌다. 전산망 마비 사태는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이 수원·부산 회생법원 개원을 앞두고 법원 데이터 이관 등을 위해 전산시스템을 일시 중지했다가 복구가 늦어지면서 판사들과 사건 당사자들이 재판 및 사건 검색 등에서 어려움을 겪은 사건이다. 이 사건의 책임을 지고 전산정보관리국장이 지난 3일 경질됐다.

회의 참여 법관들은 “전산 장애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인지” “재발 방지책은 있는지” 등 질의를 던졌다. 담당자는 “작업 중 예측하지 못한 오류 발생 가능성 등에 소요되는 여유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한정된 예산으로는 최근 오른 인건비를 따라가지 못해 고급 기술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답했다. 최근 5년간 전산 관련 예산은 변동이 없는데 높아진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다.

데이터 이전을 준비 중인 1월 말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전원이 이직해 2월 6일부터는 새 직원이 투입됐다는 점도 사고 원인으로 꼽혔다. 인원이 모두 새로 투입되면서 상호 역할 분담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중복작업이 발생했고, 새 직원들의 실수를 담당 공무원이 제때 알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전국법관대표회의 새 의장 자리에는 박원규(57·연수원 26기) 대전지법 부장판사가 선출됐다. 부의장은 김규동(45·34기) 서울고법 고법판사가 맡게 됐다. 두 사람 모두 특정 법원 내 모임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후인 2018년부터 공식기구로 상설화된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의장은 줄곧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국제인권법 연구회 출신이 맡아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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