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연장 가닥 잡은 김연경 “선수 생활 하기로 마음먹어” [V리그]
다음 시즌에도 ‘배구 여제’가 코트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연경은 10일 그랜드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여자부 MVP를 차지했다. 통산 5번째 MVP를 수상한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31표)로 영광을 안았다.
만 35세의 나이에도 669점(리그 5위)을 기록해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공격 종합 45.75%(리그 1위)을 올리는 등 활약했다. 이외에도 리시브 효율 9위, 디그 10위 등을 기록하는 등 흥국생명이 단단한 수비진을 구축하는 데도 큰 힘을 보탰다.
김연경은 수상 기자회견에서 “5번째로 받는 MVP다. 기분이 좋다. 만장일치라고 해 더 영광스럽다”라면서 “시즌을 돌이켜 보면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코칭 스태프와 동료들이 도와줘서 좋은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5회 수상을 한 지 처음에 몰랐다. 선수 생활 초창기에는 기록으로도 상을 줘 많은 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라면서 “지금은 베스트7과 MVP로 압축돼 많은 선수들과 경쟁하는 만큼 더욱 뜻 깊다. 우리 팀을 1위 후보로 생각한 사람이 많이 없었기에 더욱 뜻 깊은 MVP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지난달 15일 IBK기업은행을 꺾고 정규리그 1위로 꼽았다. 그는 “1위를 확정 지을 수 있는 순간이 여러번 있었는데, 밀리다가 위기를 이겨냈다”라면서 “챔피언결정전은 가장 아쉽게 느껴진다. 유리한 상황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게 아쉽게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김연경은 V리그에서 6번째 시즌을 소화해 자유계약(FA) 선수 자격을 취득했다. 은퇴도 고려하던 김연경은 선수 생활 연장에 마음이 기운 상태다.
그는 “선수 생활을 더 하려고 마음을 먹은 상태다. 원소속 구단 흥국생명을 비롯해 여러 구단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라면서 “은퇴 생각는 이전부터 고민을 했다. 하지만 팬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아직은 아니다’고 했다. 아직까지 몸 컨디션이나 퍼포먼스도 괜찮다고 느낀다. 여러 생각들을 하다가 현역 연장을 조금 더 하는 걸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고 전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우승컵을 내준 것도 김연경의 현역 연장 결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정규리그 1위를 하니 챔피언결정전 우승 욕심이 생겼다. 2승으로 앞서는 상황에서 놓치니 (정신적인) 타격이 컸다. 통합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얼마나 큰지 다시 느끼게 됐다. 절대 통합우승이 쉽지 않다는 걸 느끼지만, 도전해보는 것도 내 자신에게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만 35세의 나이에도 변치 않는 실력을 발휘하면서 많은 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김연경을 보유한 팀은 다음 시즌 대권에 가장 가까운 팀이 될 수 있다.
그는 “이제는 통합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전력이 강한) 팀으로 선택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팀이 원하는 비전이나, 팀의 스타일도 나에게 중요할 것 같다. 물론 선수 보강은 샐러리캡 문제가 있기에 제한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구단들이 운영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력 보강 부분도) 당연히 생각하고 고려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친분이 있는 선수들과 함께 이적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연락을 준)선수가 있다. 같이 뛰자 얘기하고 있다”면서도 “뛰자고 한다고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워낙 잘 알고 친하지만 우선 제 결정이 중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구단들이 김연경을 영입하기 위해선 최고 대우를 해줘야만 사실상 가능하다. 샐러리캡이 꽉찬 구단들이 있기에 김연경에게 높은 대우를 준다면, 다른 선수 보강은 쉽지 않은 상황.
김연경은 ‘페이컷’ 가능성도 전했다. 그는 “조건을 낮춰서라도 우승할 전력이 된다면 가능하다”면서도 “내가 우승하고 싶은 팀에 가는 게 제가 감내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다만 (페이컷)에 대해 안 좋게 보는 시선이 있다”고 신중하게 얘기했다.
김연경은 현역 연장 기간에 관해서는 “3년은 생각하지 않고 1년+1년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다”며 “(FA 계약상) 3년 규정은 알지만 그렇다고 내 현역 생활이 3년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구단과도 얘기하고 있다. 3년을 딱 정하지 않고 1년, 1년씩 한 번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해외 무대 재진출에 관해서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님도 실력이 괜찮으니 다시 해볼 생각 없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타지 생활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라며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팬들과 함께 하는 게 얼마 남지 않아서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용산=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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