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 김연경, "현역 연장할 듯…흥국생명 포함 몇몇 팀과 협상"
"선수로 조금 더 뛰려고 생각하고 있다. 원 소속구단인 흥국생명과 협상 중이고, 다른 구단과도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연경(35·흥국생명)은 올 시즌 중반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놔 배구계를 술렁이게 했다. 그러나 시즌이 모두 끝난 지금은 마음을 고쳐 먹었다. 몇 년이 될 지는 모르지만, 일단 다음 시즌엔 코트에 머물 생각이다.
김연경은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31표)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그는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거취를 고민했지만, 현역 연장 쪽에 더 무게를 두게 됐다"며 "통합 우승을 놓쳐서 우승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진 거 같다. 우승할 수 있는 팀에서 동료들과 함께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벌써 다섯 번째 정규리그 MVP로 선정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역대 MVP 최다 수상 기록을 하나 더 늘렸다. 그는 앞서 2005~2006시즌부터 3년 연속 MVP를 수상한 뒤 해외에서 뛰다 한시적으로 복귀했던 2020~2021시즌에도 MVP에 올랐다. 올해 역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이견 없는 최고의 선수로 뽑혔다.
김연경은 "만장일치로 수상하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 올 시즌을 돌이켜 보면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동료들과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줘서 좋은 상을 받았다"며 "올 시즌 우리 팀을 우승 후보로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도 정규리그 1위까지 하면서 받게 된 MVP라 그 어느 해보다 뜻깊은 상이 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김연경의 거취는 프로배구 최대 관심사다. 수많은 가능성 중 '은퇴'와 '해외 진출'은 리스트에서 지운 상태라 이제 그가 국내에서 어느 팀과 계약하느냐가 관건이다. 김연경의 잔류 혹은 이적이 다음 시즌 여자배구 순위표를 뒤흔들 수 있는 '사건'이라 더 그렇다.
김연경은 "이전부터 오래 은퇴 시기를 고민했지만, 많은 분이 '아직 괜찮다'고 말씀해 주셨다. 나 역시 컨디션이나 퍼포먼스가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느끼기 때문에 현역 연장을 결정했다"며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몇몇 선수가 '나와 같은 팀에서 뛰자'고 말하기도 하더라. 서로 잘 알고 친해서 그런 얘기를 나눴다. 그래도 계약은 내 결정이 가장 중요하니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음 시즌 연봉도 관건이다. 선수단 연봉 총액 한도를 제한하는 샐러리캡 규정 탓에 김연경이 실력이나 존재감에 걸맞은 돈을 받기는 쉽지 않다. 김연경은 "모든 구단에서 연락이 올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많은 팀이 연락하지는 않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은 뒤 "그래도 내가 가고 싶은 팀은 어느 정도 압축했고, 그렇지 않은 팀에는 다른 선수를 영입하실 수 있도록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미리 말해놨다. '매너 있게' 협상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프로배구 FA는 대부분 3년 계약을 한다. 김연경은 일단 1년만 계약한 뒤 매 시즌 상황을 봐가며 현역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는 "팬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국내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 협상하는 구단들과도 '내가 3년을 다 채우지는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1년씩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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