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최악 예고"…방향타 쥔 은행주 실적 [GO WEST]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앵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 거란 기대로 우리 시장 강한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오늘 열리는 미국 증시 어떤 이슈가 남아있는지, 'GO WEST' 글로벌콘텐츠부 김종학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아시아 시장이 일단 한고비 넘겼습니다만 정작 이번 주 미국 증시는 오늘 밤부터 재개됩니다. 굵직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죠?
<기자>
전세계 투자자들이 빠지지 않고 챙기는 미국 지난달 소비자물가, 그리고 연준 FOMC 의사록이 줄줄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번주 시장의 진짜 관심은 우리 시장이 한 주를 다 보낸 금요일에 나올 기업 실적입니다.
아무래도 현재 시장 참가자들이 기다리는 신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인상할지, 동결할지 여부이지만 꽤 뻔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3월 신규 고용이 23만 6천건으로 여전히 견조한 것을 확인한 미국 채권시장은 지난 금요일 오전에만 2년물 금리가 17bp나 뛰어 연 4%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습니다.
10년물 국채도 전거래일 하루 12bp나 뛰었는데, 미 연준의 금리인상을 기대한 공매도 레버리지 펀드 물량이 일주일만에 15만 건, 이례적인 약세를 이끌어낸 것으로 파악됩니다.
오늘은 저희 뉴스 시작 전까지 3bp가량 재차 하락하면서 시장 부담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시장에서 견고한 고용이 호재인지 악재인지 아직도 판단하기 어려워하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마잉유 BMO의 수석 투자 전략가는 3월의 일자리 수준이 "경기 둔화를 흡수할 수 있을 정도라면서 연준의 생각을 바꾸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고용이 식고 있다는 해석도 많지만, 실상은 적당히 열을 내면서 일자리가 늘고 있는 중이고, 연준이 브레이크를 걸어둔 만큼 임금도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5월 이후 통화정책에 대해 너무 낙관적인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물가지표가 이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점점 줄고 있다보니 결국 지금의 주가를 설명해줄 단서는 기업 실적입니다.
이번 주부터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데, 왜 경제지표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건가요?
<기자> 어떤 기업들이 이번 실적 시즌을 열게 되는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주 미국 대형 은행주와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헬스 등 경기방어주 성격의 주식들의 실적이 공개됩니다.
보통 은행주들의 실적은 시장 관심도가 낮지만 이번엔 다릅니다.
지난달까지 실리콘밸리뱅크, 크레디트스위스 등 미국과 유럽 은행이 줄줄이 충격을 받은 이후 지역은행들의 자금이 대거 대형은행으로 이동한 상태입니다.
이런 자금 흐름과 자국 소비자들의 재정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 등 미국 은행 경영진이겠죠.
제이미 다이먼은 지난 주 주주서한에서 '은행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 말처럼 은행 실적과 예금 상황도 그러한지 시장이 확인하는 자리가 되는 겁니다.
그동안 이들 대형은행은 대출 기준을 높여 연준의 긴축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줘왔는데, 미국 실직자가 늘어나는 현 시점에 이런 정책을 지속할지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이를 종합해 과연 은행 안전자산인 예금을 떠나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아직 남아있는지 확인시켜줄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라는 겁니다.
또 하나 더 중요한 부분은 항공수요 회복에도 OPEC+의 전격적인 감산 여파로 유가가 오르면서 타격을 받게된 대형 항공사, 델타항공의 실적 전망에 대한 발표도 시장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중요도에 비해 이번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낮은 편이라 걱정도 됩니다.
<기자> 흔히 알려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라고도 하는데, 이번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골드만삭스 등 미 월가의 1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전망치를 종합한 자료를 보면 팬데믹 당시 수준보다 못하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팩트셋(FactSet) 집계인데, 보시면 S&P500 기업 1분기 순익 작년대비 6.8% 감소 예상됩니다.
2020년 2분기 팬데믹 여파로 -32% 감소 이후 최대폭 부진이자 2분기 연속 감익입니다. 매출 역시 1.8%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시점을 20년 3분기까지 늘려보면 내리막이라는 게 확연합니다.
주가와 직결되는 기업들의 주당순이익 EPS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회복세를 보여왔죠. 역시 팬데믹 직후 처음으로 분기 연속 감소 추이를 기록 중입니다.
전년대비 3분기 -31.8% 하락한 뒤 1분기 9%까지 오른 뒤 올해 1분기는 -7.2%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이런 전망에 대해 월가 시각은 다소 보수적입니다.
에릭 고든, 브라운 어드바이저리 책임 "기업 수익 관점에서 이미 경기침체"라고 밝히기도 했고, 모건스탠리 마이크 윌슨은 기술주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예상을 깬 실적이 더 많아야 할텐데 말이죠.
아무래도 지금 기술주를 비롯해 주가가 크게 오른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요?
<기자> 이번 집계에서 실적이 기대되는 것으로 나온 기업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순손실 보였던 아마존은 주당순이익 흑자 전환이 예상됐고, 스타벅스, 캐터필러, 세일즈포스닷컴 등의 실적 증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다만 역시 예상치이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제휴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지, 스타벅스는 중국 경기 회복으로 인한 매출 회복을 보였는지를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조심스러운 반응이 나오는 건 올해들어 가파른 주가 상승을 설명할 배경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기술주(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엔비디아 등) 평균 20% 이상 올라 1분기 S&P500 지수 상승률 7% 앞섰습니다.
대규모 인력을 해고한 메타는 73%, 우버 22%, 넷플릭스도 15% 등 관심 밖으로 멀어졌던 기업들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 결국 실적으로 차근차근 확인하게 된다는 거죠.
이미 4월 들어 방어주(유틸리테, 헬스케어)가 오르고 기술주 조정 중인데, 즉 주가가 얼마나 할인된 상태인지, 1분기 약화된 실적이 이를 뒷받침할지가 이번 어닝시즌의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 네 마지막으로 챙겨야할 이슈가 또 있을까요?
<기자> 은행 위기로 비난을 받았지만 연준의 긴축 경로는 아직 흔들리지 않고 있죠.
연준 내부의 생각은 어떨지 확인할 수 있는 3월 FOMC 의사록이 현지시간 12일 공개됩니다.
연준은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당시 파월 의장은 올해 금리인하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금리동결 혹은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 엇갈리는 가운데 이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자료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물가지표, 실적 등 변수가 많은 한 주가 될 전망입니다.
잘 들었습니다.
김종학 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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