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김영권 "목표는 트레블… 축구에 대한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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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건 전술과 개인기량에 앞서 '위닝 멘털리티'다.
김영권은 승리자의 자세가 뭔지 잘 이해하는 대표적인 선수, '홍잘알'이다.
김영권과 이야기를 나누며 순조로운 시즌 초반뿐 아니라 울산이 강해진 비결, 올해 목표인 3관왕, 그리고 딸의 연애는 상상하기도 싫은 팔불출 아빠의 마음가짐까지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영권은 울산에서 4명 뿐인 전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 중 한 명이고, 국가대표팀에서도 2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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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건 전술과 개인기량에 앞서 '위닝 멘털리티'다. 김영권은 승리자의 자세가 뭔지 잘 이해하는 대표적인 선수, '홍잘알'이다.
김영권과 10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김영권은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울산이 6연승을 달리는 동안 전경기 풀타임 출장했다. 그 사이 국가대표팀에도 다녀오며 센추리 클럽 가입을 축하 받았다. 김영권과 이야기를 나누며 순조로운 시즌 초반뿐 아니라 울산이 강해진 비결, 올해 목표인 3관왕, 그리고 딸의 연애는 상상하기도 싫은 팔불출 아빠의 마음가짐까지 들을 수 있었다.
- 올해는 AFC 챔피언스리그(ACL)가 후반기에 시작되기 때문에 아직 리그 일정에 여유가 있다. 하지만 김영권은 울산에서 4명 뿐인 전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 중 한 명이고, 국가대표팀에서도 2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고 왔다. 슬슬 힘들 때가 됐는데
아직까지는 컨디션이 괜찮다. 늘 이맘때쯤 AFC 챔피언스리그(ACL)로 일정이 바빠졌는데 올해는 ACL이 후반기에 시작되니까 여유가 있다. 우리 팀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다.
- K리그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이 꾸준해 보인다. 어느덧 33세인데 기량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너무 사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축구에 대한 미련을 남기지 않겠다는 마음이 강해진다. 먼 훗날 생각했을 때도 열심히 했다는 기억을 남기고 싶다. 그래서 오히려 더 열심히 한다. 열정을 갖고 축구에 몰입한다. 주위에서 '나이 먹더니 처진다'는 시선을 받고 싶진 않다. 이런 마음 때문에 기량을 잘 유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우리 아이들도 중요한 동기부여다.
- 노장이 되어서도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개인적으로 트레이너가 있다. 식단부터 시작해서 부족한 훈련까지 다 봐준다. 내 트레이너는 거의 함께 지내는 수준이다. 내 경기를 다 챙겨보면서 잘 되는 동작과 안 되는 동작을 체크해 준다. 예를 들어 요즘 버티는 힘이 떨어져 보이거나 몸싸움이 잘 안 되는 듯 보인다면 관련 운동을 보강해 주는 거다.
- 울산이 흔들리지 않고 6연승을 달린 비결은
홍명보 감독님 영향이 크다. 유명한 선수가 많은 팀이지만 절대 개인 플레이는 하지 않기를 원하신다. 항상 팀플레이를 원하시고 희생을 강조하신다. 선수들이 그걸 인지하고 있어서 잘 되고 있지 않나.
- 주장은 정승현이다. 하지만 홍 감독을 잘 알고 고참인 입장에서 많은 역할을 할 것 같은데
나는 후배 선수들에게 "옆사람을 한 번 더 봐라, "나보다 옆사람이 더 힘들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는 요구를 많이 한다. 선수들이 희생하지 않는 모습이 보인다든지, 그런 원칙을 잊을 것 같으면 한 번씩 얘기를 해주는 편이다. 내가 축구 하면서 늘 중요하다고 생각해 온 점이다.
- 지금 쓰는 언어부터 홍 감독의 말과 판박이다. '홍잘알'인데. 훈련하다 보면 '쟤는 감독님에게 불려갈 때가 됐다' 싶은 선수가 보일 것 같다.
그쵸. 그럴 때가 있긴 하다. 한 번 혼날 때가 됐구나 싶은 선수가 눈에 띄는데 어김없이 불려 간다. 반대로 감독님이 좋아하실 만한 선수도 잘 보인다. 예를 들면 (설)영우. 훈련장에서나 경기장에서나 성실하고 꾸준하다. 그래서 좋아하실 거라 생각했고, 실제로 좋아하신다는 느낌을 받는다.
- 울산은 이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긴장하지 않는 팀이 된 것 같다. 작년 말 전북에 역전승을 거두자 홍 감독이 엄청나게 큰 의미를 부여하던데, 이번 시즌은 첫 경기부터 2-1 역전승을 거뒀다.
난 중간에 들어온 선수 아닌가. 작년에 팀에 합류해보니, 선수들이 전북이나 승부처에 대해 너무 많이 의식하더라. 어차피 우리 승점이 앞서고 있다면 전북이 더 조급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자꾸 의식하면서 왜 불안해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울산이 항상 미끄러진 이유는 신경을 너무 많이 쓰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원래 성격이 그런 걸 신경 안 쓴다. 상대팀보다 우리 팀을 신경 쓰는 편이다. 지금은 과거의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 앞으로 나뿐 아니라 우리팀 모두 우리 것만 잘 하면 된다.
- 최근 대표팀에서 골을 넣을 뻔 했다가 비디오 판독 끝에 무효 처리됐다. 대표팀에서는 유소년 포함 8골을 넣었는데 특히 주요대회에서 인상적인 골이 많았다. 반면 프로에서는 그 긴 경력 동안 컵대회 포함 단 6골에 불과하다.
글쎄, 프로에서는 골 운이 없나보다. 사실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 어쩌다보니까 대표팀에서는 그렇게 골을 넣는다. 소속팀에서 왜 득점이 줄어드는지 진짜 모르겠다.
- 이번 시즌 목표는? 울산의 위닝 멘털리티를 논한다면, 김영권이야말로 우승을 밥먹듯 해 온 선수인데.
당연히 여러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목표로 한다. 특히 ACL까지 트레블(3관왕)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광저우에서 ACL 우승을 두 번 해 봤고 국내 대회도 많이 우승했지만, 내 기억이 맞다면 트레블 시즌은 없었다.
- 트레블을 하려면 서아시아에서 올라오는 팀을 꺾어야 한다. 요즘 그쪽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든지, 연봉이 천억 원 넘는 선수가 더 생길 수도 있다.
누가 올라오든 팀 대 팀으로 우리가 이길 수 있지 않을까.
- 베테랑 김영권도 힘들 때 조언을 구하는 형이 있나
가까이에 (이)청용이 형이 있다. 일단 저보다 형이고 경험 또한 누가 봐도 어마어마하다. 한국 축구계에 한 획을 그은 분이고. 청용이 형에게 고민상담도 하고 조언도 구한다. 매일 보면서 생각을 나누기 때문에 힘든 일 있으면 물어본다.
- TV 출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육아 예능 중심으로 TV에 나오곤 하는데 너무 가끔이라 감질 난다고.
난 의향이 있다. 우리 애들이 방송에 나와서 재미있는 추억을 쌓을 수 있으니까. 어렸을 때 좋은 기억을 하나라도 더 남겨주고 싶다. 다만 현재 예정된 출연은 없다. 어느 부모나 자기 자식은 예쁘지 않나. 난 유독 우리 자식 세 명을 좋아한다. 리아가 진짜 너무 잘 태어나줬다. 예쁘잖나. 리현이와 리재도 누가 보든 다 잘생겼다고 한다. 이거 좀 극성인 것 같지만 아무튼 그렇다.
- 당당한 팔불출의 삶을 응원한다. 얼마 전 샘 해밍턴 씨가 아들 윌리엄 군과 리아 양의 '썸'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리아에게 물어봤다. 윌리엄이 좋다고 하긴 하더라. 그게 남자친구로서인지 친구로서인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난 확실히 얘기해줬다. 나중에 아빠랑 살아야 된다고. 안 된다는 거다.
- 곧 남자친구 있다는 소리도 할 거고 집에 데려올 수도 있고…
네? 그건 생각도 하기 싫은데요.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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