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노조 설립…게임사 전반으로 확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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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이번 엔씨 노조 설립은 2018년과 분위기가 다르다.
엔씨 외에도 게임사 곳곳에서 노조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1주일 최대 69시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 시간 개편안을 내놓은 것도 게임업계의 노조설립 불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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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국내 게임 업계 5번째 노조다. 게임업계 전반에 퍼진 침체된 분위기가 노조 설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엔씨, 가족경영으로 가치 훼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엔씨소프트지회는 10일 출범 선언문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노조 활동에 들어갔다.
엔씨지회는 “엔씨의 핵심 가치인 도전정신, 열정, 진정성이 ‘가족경영에 기반을 둔 수직적, 관료적 문화’로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임원 중심의 관료적 조직문화와 만연한 불법 연장근로, 권고사직과 대기발령 등의 문제를 꼬집었다.
엔씨지회는 "사우들의 도전 끝엔 권고사직과 대기발령이라는 슬픈 엔딩이 존재한다. 프로젝트에 고용된 ‘한시적 정규직’ 같다"며 "불투명한 평가는 임원들의 끝없는 임기를 보장하며 진정한 변화와 성장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송가람 엔씨지회장은 “우리의 권리를 보호하고, 목소리를 회사에 잘 전달하고자 노조를 설립하게 됐다”며 “많은 분이 믿음을 가지고 계속해서 응원해 준 만큼 지회와 함께 엔씨를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조 설립, 2018년과 다른 분위기
2018년 게임업계에는 포괄임금제를 반대하며 노조 설립 바람이 불었다.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등 일부 게임사에 노조가 만들어졌다. 당시 곳곳에서 노조를 구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작은 움직임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이직이 자유로운 게임업계의 특성이 때문이었다. 불만을 참고 회사를 다니는 대신 이직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엔씨 노조 설립은 2018년과 분위기가 다르다. 게임업계 전반이 침체되며 이전보다 이직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게임업체들은 ‘코로나 특수’를 누리며 지난 몇 년간 연봉 인상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꺾이며 가파르게 오른 인건비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게임사들은 긴축 경영에 나서며 가장 먼저 채용 규모를 줄였다.
2018년 노조 설립 바람이 불 때도 엔씨는 끝내 노조를 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노조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회사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가 생긴 것이다. 지난해 김택진 엔씨 대표와 직원과의 평균 연봉 격차가 108배에 달하는 것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곳곳에서 노조 설립 목소리 커져
엔씨 외에도 게임사 곳곳에서 노조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1주일 최대 69시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 시간 개편안을 내놓은 것도 게임업계의 노조설립 불씨가 됐다. '크런치모드(오도독 씹는다는 영단어 'Crunch'를 사람이 일하면서 갈린다는 뜻으로 비유한 말)'가 화두로 떠오른 뒤 게임 업체들 노동 강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장시간 노동으로 악명 높다.
정부의 개편안이 적용되더라도 주 69시간 근로제를 시행할 때는 사측과 임직원 합의가 있어야 한다. 이때 노조가 없을 경우 종사자가 사측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노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게임사 노조 관계자는 “중소 게임사를 중심으로 노조 설립과 관련된 문의가 들어오는 있는 상황”이라며 “근로 여건 개선, 경영진에 대한 불만 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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