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사청, 한화-대우조선 합병 의견..."문제 없다" 전달한 듯
[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앵커> 방위사업청이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합병과 관련한 검토 결과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내 군함 시장의 유일한 수요자인 방위사업청이 찬성표를 던진 만큼 합병 승인이 임박했다는 분석입니다.
고영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군함 때문입니다.
군함은 큰 틀에서 무기와 배로 나뉩니다.
이 시장에서 한화는 무기를, 대우조선해양은 배 생산을 독과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 합병 시 한화가 무기를 경쟁 조선사에 비싸게 팔아 상대의 군함 수주 경쟁력을 끌어내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 군함 시장의 유일한 수요자는 방위사업청입니다.
방사청은 양사 합병이 군함 분야 방위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검토결과를 최근(지난 6일) 공정위에 전달했습니다.
방사청 관계자는 한국경제TV와의 통화에서 “세부 내용은 답변이 제한된다”면서도 “공정위 요청에 따라 검토결과를 회신했다”고 밝혔습니다.
검토결과에는 군함의 각 부품을 다른 회사가 아닌 방사청에 직접 납품하고 원가 검증도 이뤄진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실상 양사 합병에 찬성한다는 의미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과 LIG넥스원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도 양사 합병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공정위에 전달했습니다.
방위사업법에 따르면 방산기업이 원가를 조작하다 적발되면 부당이득의 2배를 가산금으로 물리고 향후 5년 간 입찰을 제한합니다.
5년 입찰제한은 사실상 시장 퇴출과도 같아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설명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규제가 있다하더라도 방산기업이 작정하고 불공정행위를 저지르면 사전에 거를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화 측은 “군함 입찰 구조상 무기를 경쟁 조선사에 비싸게 팔 수 없다”면서 “우려에 대한 별도의 시정 계획은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결합 심사가 막바지 단계라며 신속하게 결론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앵커> 한화와 대우조선해양 합병 승인 건과 관련해 취재 기자와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고 기자, 한화는 군함시장 독과점 우려가 없다, 공정위는 있다 이렇게 각을 세우는 모습인데 누구 말이 맞는 겁니까.
<기자>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정부 기관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가 군함 무기를 다른 조선사에 비싸게 팔 가능성은 희박하다입니다.
국내 군함은 오직 방위사업청 예산으로 만들어지고요. 기업 마진도 정해줍니다. 2~3% 안팎이에요.
기업들 입장에선 크게 돈 되는 사업은 아닌거죠. 평판을 쌓는 사업입니다.
한화 측은 공정위와 각을 세우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고요. 십 수조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을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시키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유럽에서는 합병승인이 신속하게 이뤄졌는데 이건 왜 그런겁니까.
<기자> 기본적으로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은 업종이 다른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대우조선해양 매출에서 군함(특수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8~10%입니다. 한화는 아예 배를 만들지 않고요.
때문에 군함 시장 독과점 문제는 외국에선 이슈 자체가 되지 않는 반면 국내에선 경쟁 기업들 간에 문제가 되는 겁니다.
공정위가 군함 시장의 독과점 문제 시정 계획을 요구하는 조건부 합병 승인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공정위 승인은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서 더 늦어지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한화는 어쨌든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올해 군함 예산은 약 2조2,300억원인데요. 이 시장은 다시 이지스함 같은 대형함과 경비정 같은 중소형 함으로 나뉩니다.
대형함은 통상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이 번갈아 수주합니다. 인력과 설비의 한계 때문입니다.
다음달 8천억 원 규모의 충남급 호위함 수주 순서는 대우조선해양 차례입니다.
합병 승인이 수주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정책 리스크라는 점이 분명한 만큼 해소돼야 합니다.
한화 측은 이번에 군함 수주를 못하더라도 LNG선 수주가 호황인만큼 전체적으로 큰 타격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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