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밀문건 유출 배후는 러시아? “내부 소행에 무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맹국 동향을 감청해 온 정황 등이 담긴 미국 기밀문서가 온라인에 대거 유출되면서 그 경위와 배후를 캐는 수사의 결과에 관심이 주목된다.
수사 당국은 일단 미 정부에서 작성된 문서인 데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세계 정보 리뷰' 보고서와 형식이 유사한 점 등으로 볼 때 내부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부 직원, 러시아 소행 등 여러 가설 거론
2013년 스노든 폭로 이후 또다시 기밀 유출
동맹국 동향을 감청해 온 정황 등이 담긴 미국 기밀문서가 온라인에 대거 유출되면서 그 경위와 배후를 캐는 수사의 결과에 관심이 주목된다. 수사 당국은 일단 미 정부에서 작성된 문서인 데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세계 정보 리뷰’ 보고서와 형식이 유사한 점 등으로 볼 때 내부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 세계의 군사적 도움을 차단하려는 러시아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SNS에서 떠도는 문건 촬영본에는 민감하고 극비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유효성을 살펴보고 평가하는 중”이고 발표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는 국방부의 요청을 받고 문서가 유출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현재 불만을 품은 내부 직원부터 미국 국가 안보를 훼손하려는 세력의 소행까지 4~5가지의 가설이 거론된다. 마이클 멀로이 전 미 국방부 차관보는 “유출된 많은 문건이 외부에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 내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인이 내부에서 유출했다는 데에 수사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언급했다.
문서 유출 사실이 알려진 초기에 유력한 배후로 지목됐던 러시아도 여전히 ‘용의 선상’에 올라있다. 유출된 문건 중 일부는 내용이 임의로 수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문건은 초기 버전에 비해 이후 버전에서 러시아군의 사망자는 줄어드는 대신 우크라이나군의 전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황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맥락으로 작성된 것이다. 이를 근거로 러시아가 문건을 조작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친러시아 성향의 채널을 중심으로 문서가 유포된 점을 근거로 “러시아가 문서를 위조해 허위 정보를 흘렸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들은 “아직은 조사 초기 단계로 친러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가 이번 사건을 기획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문서를 조작한 게 설령 사실이더라도 위조했다는 것은 문건이 이미 유출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WSJ은 유출된 문서에 접근이 가능했던 전·현직 국방부 직원들이 수백 명에 달한다며 수사가 쉽지 않으리라 전망했다. 다만 비밀문서가 사진 형태로 유출된 만큼 촬영을 어떻게 했는지 밝혀낸다면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고 했다.
이 외에 우크라이나가 유포했을 가능성, 미국 전·현직 당국자들을 통한 유출이 아닌 외부 위협 세력의 해킹에 의한 가설 등이 언급됐다.
10년 전 미 국가안보국(NSA) 도청 파문 사건을 겪고도 또 한 번의 외부 유출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보 당국 보안 시스템에 사각지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13년 NSA에서 근무하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NSA의 무차별적인 개인 정보 수집 내용을 담은 기밀문서를 폭로하면서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 관리였던 브렛 브루엔은 “이런 종류의 대규모 기밀 유출 사건은 과거에서 멈췄어야 한다. 2013년 이후 새로운 마련된 통제 장치가 충분치 않았다는 게 증명됐다”며 “기밀 보호 시스템의 대대적인 재검토와 수정이 필요하다”고 WSJ에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살 딸 태우고 전복사고…엄마 만취운전이었다 [영상]
- ‘동료 힐링 담당’ 경찰 된 토끼…주토피아 ‘주디’ 탄생?
- 테슬라 결국 피소… 소유자 “사생활 염탐, 매우 불쾌”
- [르포] 곤충도 가축 된다?…‘아메리카 동애등에’ 사육 현장 가보니
- 박수홍 아내 김다예 “억울해 죽고싶다”…루머 고통 호소
- 3월 CPI 전망치 5%대… 시장 호응할까? [3분 미국주식]
- 학폭 유족 측, 권경애 전 소속 로펌에도 손배소 검토
- 할머니 사망현장서 10만원 ‘슬쩍’…딱 걸린 英구급대원
- 美, ‘낙태약 금지’ 엇갈린 판결 ‘논란’…“낙태약 판매금지 vs 승인 변경금지”
- 김성한 전 안보실장 기밀 대화, 미국에 다 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