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8년 간 일본인 17명 구금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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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씨는 당국의 감시를 받으며 7개월 간 가택에 연금됐던 시기가 옥살이 기간 중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회고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스즈키 씨처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이래로 반탐(간첩 밀정 적발)법 위반 혐의로 구금되는 일본인이 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5년부터 중국 당국이 구금한 일본인 수가 총 17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잇단 일본인 구금은 사실상 미중 간의 갈등으로 빚어진 현상이란 게 WSJ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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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파이 혐의로 일본인 구금
구금 사태 사실상 미·중 갈등 일환
#2016년 청년교류단체 대표 자격으로 중일 우호 행사를 참석했던 민간인 스즈키 히데지 씨는 귀국을 앞두고 베이징 공항에서 돌연 5명의 남성에게 붙잡혀 연행당했다. 베이징 대학교에서 일본어 강사로 근무하던 그는 양국을 200번 가량 오갈정도로 중일 관계 개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당국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그에게 스파이 혐의를 적용해 6년형을 선고했다.
스즈키씨는 당국의 감시를 받으며 7개월 간 가택에 연금됐던 시기가 옥살이 기간 중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회고했다. 중국 당국이 바깥을 내다볼 수 없도록 두꺼운 커튼으로 창문을 가리고 24시간 방안에 환환 형광등을 켜 도통 잠에 들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스즈키 씨는 자신이 스파이 혐의를 받고 있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중국 기업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장성택 처형' 사건을 대화 주제로 꺼낸 것이 당국의 심기를 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스즈키 씨처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이래로 반탐(간첩 밀정 적발)법 위반 혐의로 구금되는 일본인이 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5년부터 중국 당국이 구금한 일본인 수가 총 17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구금한 일본인 수는 다른 국가 구금자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앞서 2018년에도 캐나다 사업가 2명을 구금하는 등 여러 국가의 민간인을 구속한 바 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억류된 일본인은 총 5명으로, 2명은 이미 형을 살고 있고 1명은 재판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스파이 혐의로 구속된 아스텔라스 제약 직원을 포함한 2명은 구금된 상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3일 간첩 혐의로 체포된 아스텔라스 제약 직원의 조기 석방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중국 외교부는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중국 당국의 잇단 일본인 구금은 사실상 미중 간의 갈등으로 빚어진 현상이란 게 WSJ의 분석이다. WSJ은 "미국이 동맹국인 일본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들을 상대하다가 빚어진 외교적 마찰이 구금 사태와 같은 방식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기업인들이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 불필요한 만남을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 내에서 코로나19와 대만과 홍콩 등 외교적 분쟁과 관련된 민감한 주제에 대해 언급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WSJ은 "이번에 구금된 아스텔라스 제약 직원은 20년 이상 중국에서 일하며 일본 경제계의 여러 관계자들을 도왔던 사람"이라며 "일본 외무성이 중국 내에서 어떠한 종류의 조사나 연구도 스파이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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