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드, 반정부 시위 개입"…동맹국 뒤집은 美 기밀유출 파장
최근 온라인에서 유출된 미국의 기밀 추정 문건에 미 동맹·우방국들의 안보와 직결되는 민감한 내용들이 담겼다고 알려져 파장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프랑스·우크라이나 등 당사국들은 문건 내용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美, 모사드까지 감청했나...이스라엘 "허위 정보"
이스라엘 정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정보기관 모사드가 이스라엘 반정부 시위를 지지했다'는 문건의 내용을 강력 부인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근거가 전혀 없는 허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모사드와 그 고위 관리들은 시위 문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며 모사드 설립 이래 모사드를 이끌어온 국가에 대한 봉사의 가치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외 첩보기관인 모사드는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게 돼 있어 이번 내용은 이스라엘 정치권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이번 문건에 언급된 이스라엘의 반정부 시위는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가 사법부를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은 사법 정비 입법을 추진하며 벌어졌고, 거센 국민적 반발에 부딪혀 이 입법 절차는 일단 연기된 상태다. WP는 "모사드의 반란을 폭로한 이번 정보는 이스라엘의 정치적 불안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프랑스·우크라이나도 강력 부인
프랑스는 프랑스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작전 중이라고 언급한 문건 내용을 부인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부 장관은 대변인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작전을 수행 중인 프랑스군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인용된 문서는 프랑스군에서 나온 것이 아니며 출처가 불분명한 문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관련 문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프랑스·미국·영국·라트비아의 특수작전 요원 100명 미만으로 구성된 소규모 부대가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번 문건을 통해 공세 계획, 서방의 무기 공급 일정 등 많은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도 "허위 정보"란 입장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문건 내용과 관련 "매우 많은 양의 허위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당국은 문건에 이번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사망자 수는 축소하고, 우크라이나의 사망자 수는 늘리는 등 왜곡된 정보가 포함된 점을 지적하며 내용 조작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
"러, 英정찰기 격추할 뻔" 기술
그러나 전부 허위라고 하기엔 일부 내용의 경우 구체적으로 기술 돼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텔레그래프 등 따르면 이번 문건엔 "러시아가 영국 정찰기를 격추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고 적혀 있다. 이 일은 지난해 9월 29일 크림반도 연안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졌다.
실제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10월 이 사건을 하원에 보고할 당시 "러시아 전투기 Su-27 두 대가 흑해 상공 국제 공역에서 영국의 RC-135기를 가로막았으며, 그중 한 대가 무모하게 15피트(약 4.5m)까지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전투기 한 대가 멀리서 미사일 1기를 발사했다고 밝혔으나, 이 발사에 대해 "기술적 오작동"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문건은 당시의 상황을 '격추 직전의 사건'으로 명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문건을 토대로 영국 정부가 영국을 포함한 나토 회원국들과 러시아 간의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당시 사건을 공격으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또 이스라엘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했을 당시 모사드 하급 직원들은 소속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시위 참여를 허가받았으며, 5명의 전직 수장을 포함해 수백 명의 전직 모사드 직원들도 정부의 사법 개혁안에 반대하는 성명에 서명했다고 NYT는 짚었다.
네타냐후 총리의 아들 야이르 네타냐후는 이번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 이스라엘 정보기관과 미 국무부 내부의 적대적인 요소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CNN·NBC뉴스 등은 "미 일부 관리들은 논란의 문건이 미 기밀 문서일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일부 문서는 게시 전에 내용이 변경됐을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 기억속 교생 선생님은..." 김건희 옛 제자가 편지 보낸 사연 | 중앙일보
- "1시간 160회 구타" 층간소음 이웃 때려 숨지게한 전 씨름선수 실형 | 중앙일보
- '한접시 100엔' 日초밥집 충격 폭로…"유통기한 지난 생선 썼다" | 중앙일보
- "화장실 달렸다" 스타벅스 신메뉴 뭐길래…미국 고객 불만 폭주 | 중앙일보
- 이승기·이다인 호화 결혼식...이다인 입은 드레스 3벌 가격보니 | 중앙일보
- 블핑·뉴진스보다 빠르다...데뷔 135일만에 빌보드 잡은 걸그룹 정체 | 중앙일보
- 뉴스선 초등생 참변 다루고…'음주전과 3범' 호란 노래시킨 MBC | 중앙일보
- 치매 노부부 가스중독 사망…아들 유서엔 "부모님 모시고 간다" | 중앙일보
- 처음으로 인생 흔적 못 찾았다, 골목서 얼어죽은 그녀의 쪽방 | 중앙일보
- 공 와도 수비수 멀뚱멀뚱…애들도 승부조작, 충격의 중국 축구비리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