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탈출해야 하나…" 1층도 층간소음 논란
아래층 유발하는 소음에 이웃 간 갈등
층간소음으로 인해 이웃 간 얼굴을 붉히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폭행이나 살인 등 강력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서 층간소음 호소글 잇달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층간소음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사연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지난 8일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빌라 1층에 살면 맘껏 뛰어도 되나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빌라 2층에 살고 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3개월쯤 전 1층에 어떤 가족이 이사 왔다"며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 밤 11시부터 새벽 2~3시까지 엄청나게 뛰는 소리가 들렸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음 날 저희 가족이 '어젯밤에 시끄러웠다'고 말했더니, 1층에서도 '조심하겠다'고 하고 그냥 끝났다"며 "내려가서 말할 때 보니 미취학 아동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있었다고 하시더라"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1층에서는 그 이후로도 밤마다 뛰는 소리가 들려왔다. 참다못한 A씨는 다시 아랫집으로 내려가 층간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으나, 아래층 주민은 "일부러 아이들 뛰게 하려고 1층으로 이사를 왔는데, 이 정도 소음을 못 참겠으면 단독 주택에 가서 살라"고 했다. 이에 A씨가 "집에서 안 뛰는 건 당연하지 않냐"고 묻자, 그는 "그건 당신 생각"이라고 맞받아쳤다. A씨가 거주하는 빌라는 4층짜리 빌라 건물이라 층간소음 문제를 중재할 관리소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게시물은 14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아이들을 마음껏 뛰놀게 하고 싶었다면 1층 주민이 단독주택을 갔어야 하는 거 아니냐", "층간소음은 사실상 위아래 다 연관돼서 이웃을 잘 만나는 수밖에 없다", "아래층이 적반하장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층간소음 갈등에 쇠파이프 휘두른 아파트 주민도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강력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다 이웃 주민을 둔기로 폭행한 4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지난 1일 새벽 2시께 자신이 사는 전남 목포시 한 아파트 세대의 위층 집을 찾아가 쇠파이프로 주방 선반을 부수고 이웃을 한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은 층간 소음에 항의하려 윗집을 찾았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층간소음 민원은 끊이질 않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2019년 2만657건 ▲2020년 4만2250건 ▲2021년 4만6596건으로 ▲2022년 4만393건의 층간소음 민원이 발생했다. 신고하지 않는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는 경우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했으나, 여전히 피해자가 직접 고의성을 검증해야 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개인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그 과정이 쉽지 않아 사실상 법적인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보다 층간소음 엄격한 해외…강제 퇴거 조치도
해외의 경우, 국내보다 층간소음에 엄격한 것은 물론 처벌 수위의 강도도 높다. 미국 뉴욕에서는 층간소음이 발생하면 아파트 관리인이 경고하며 3회 이상 누적될 시에는 강제 퇴거 조치를 명령한다. 독일은 소음 피해에 대해 민법, 연방질서법, 공해방지법 등으로 최대 5000유로(약 720만원)까지 과태료를 내는 등 층간소음에 대해 더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호주는 아파트 입주 시 임대차 계약서에 시간 별로 어떤 소음이 허용되는지 규제 항목을 정확하게 명시한다. 층간소음이 문제가 될 경우 관리사무소가 피해자의 신고를 받아 가해자에게 경고 공문 발송을 하며, 이후에도 동일한 민원이 계속되면 경찰을 부른다. 출동한 경찰은 그 자리에서 가해자에게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액수는 200~400호주 달러 (약 17만~35만원) 정도다. 또 호주는 이웃에 방해가 되는 사람이 있으면 본인이 피해를 받지 않더라도 먼저 나서서 신고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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