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기념관은 되고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은 왜 안돼?"
[윤성효 기자]
▲ 경남지역일본군위안부역사관건립추진위원회는 10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상남도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의 책무를 당장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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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억 원 이승만 기념관은 되고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은 안돼?"
"역사를 지우면 미래는 없다. 역사 지우기 중단하라."
시민들이 10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이같이 쓴 손팻말을 들었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에 대해 경남도가 의뢰한 용역에서 '타당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자, 경남지역일본군위안부역사관건립추진위원회(아래 건립추진위)가 "경남도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의 책무를 당장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경남지역 100여 개 단체는 역사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경남도가 최근에 실시한 용역 결과 "타당성이 낮다"는 결론이 나왔고, 경남도는 "용역 결과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이병하 건립추진위 공동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은 다른 지역보다 경남도가 먼저 하여야 할 사업 중 하나였다고 본다. 경남은 가장 피해자가 많고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최대 피해지역이기 때문이다"라며 "이것을 반대나 방관하는 것은 친일매국이며 역사의 발전과 진실을 가로막는 반역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능한 국가 오욕의 역사에서 자존심과 인간의 순수한 고귀한 삶을 살고자 하신 피해자들을 두 번 죽게 해서는 안된다"며 "친일매국세력과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거나 잘못된 역사를 올바르게 하고자 하는 경남도의 의지가 없다면, 임진왜란의 진주성과 한산도 제승당 등에서 싸워온 경남지역의 혼과 정신을 부정하고 외면하는 것으로 민초들의 힘으로 강력하게 규탄하고 투쟁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희 공동대표는 "우리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난 뒤 경남도에서 해명 자료를 냈는데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며 "우리는 용역업체가 적법하게 선정되었다고 보지 않는다. 도지사 면담을 요구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용역제안서 평가심의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경남도는 개인정보보호를 들어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름을 가리거나 다른 방법으로 할 수도 있는데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립추진위는 회견문을 통해 "경남지역 위안부 역사관 건립은 많은 도민들의 염원이다"라며 "어느 지역보다 그 수가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경남지역 출신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도리이고, 위안부 역사를 지우고 덮으려는 일본정부의 행보가 더욱 노골화, 적극적이 되고 있는 심각한 현상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삭제한 내용의 일본 교과서가 올해 초 통과했다. 이 뿐이 아니다. 일제식민역사와 위안부 역사를 공공연히 왜곡하고 부정하는 국내 친일우익세력이 날로 확대되면서 인터넷 상의 위안부역사부정론이 청소년을 비롯한 디지털시대의 젊은 세대에게 대책없이 마구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역사부정론 확대에 대한 적극적 대책을 세우지는 못할망정 두 번이나 전 도지사들이 도민들에게 약속했던 건립 계획을 설득력없는 경제성의 논리로 도민들과 의논도 없이 추진하지 않는 것은 도민과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무시이자 역사적 책무에 대한 명백한 방기이다"라고 일갈했다.
건립추진위는 경남도를 향해 "위안부 역사관 건립의 시대적 과제와 책무를 회피하지 말고 지금 당장 건립계획 수립을 위한 민·관 테이블을 마련하라"며 "경남도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을 염원하는 도민들과 함께 똑똑히 지켜보며, 건립계획이 수립될 때 까지 이 요구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여성위원회(위원장 김경영)는 이날 낸 성명을 통해 "경남도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의 명예회복과 역사정의를 제대로 세우고, 전국 최다 피해자가 발생한 경남에서 먼저 피해자의 '위안부' 연구 전문가의 주도 하에 전문적인 조사연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 경남지역일본군위안부역사관건립추진위원회는 10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상남도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의 책무를 당장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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