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의 스타' 요시무라 지사 재선...유신회, 日지방선거 약진
4년 만에 치러진 일본 통일지방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정당인 일본유신회가 텃밭 오사카(大阪)뿐 아니라 오사카 이외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승리하며 세력을 넓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체계적인 대응으로 인기를 모은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는 재선에 성공했다.
10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전반부 선거 개표 결과 오사카 인근 지역인 나라(奈良)현에서 일본유신회의 야마시타 마코토(山下真) 전 이코마(生駒)시 시장이 지사로 뽑혔다. 유신회후보가 오사카를 제외한 지역에서 처음으로 광역지자체장에 당선된 사례다.
일본유신회 부대표이자 오사카유신회 대표인 요시무라 지사는 재선에 성공했다. 오사카시장 선거에서도 오사카유신회 소속인 요코야마 히데유키(横山英幸) 전 오사카부 의회 의원이 당선됐다.
오사카유신회는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오사카부 의회와 시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획득했고, 일본유신회·오사카유신회는 41개 도부현 지방의회에서도 의석을 기존 59석에서 2배 이상인 124석으로 늘렸다.
이번 선거는 광역자치단체인 9개 도부현(道府縣) 단체장과 6개 정령시(政令市·인구 50만 이상 대도시 중 정부가 지정한 대도시) 시장, 41개 도부현과 17개 정령시의 지방의원을 선출했다. 일본의 통일지방선거는 두 차례로 나눠 실시되며 오는 23일 후반부 선거에서는 기초지방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다. 같은 날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5개 보궐선거도 함께 실시된다.
극우 정당 약진, 왜?
유신회의 약진은 상당 부분 '오사카의 스타'로 떠오른 요시무라 지사의 인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1975년생인 요시무라 지사는 깔끔한 외모의 변호사 출신으로 시의원, 오사카 시장 등을 거친 '비(非)세습' 정치인이다. 특히 코로나19 초기 우왕좌왕하던 중앙 정부와는 달리 체계적인 '오사카 모델'을 만들어 대응하는 등 리더십을 발휘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본유신회는 2010년 창당한 지방 정당 오사카유신회가 군소 야당과 합종연횡을 통해 탄생한 정당이다. 당을 만든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전 오사카 시장은 "위안부는 필요했다"(2013년)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으며 일본 군사력 확충, 주변국 관계 등에 있어 자민당보다 더 강경한 주장을 내놓는 극우 성향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권이 들어선 후론 "우리는 개혁보수"라며 자민당과의 차별성을 주장하고 있다.
일본유신회는 지난 2021년 10월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도 의석을 기존 11석에서 41석으로 늘리며 제3당으로 도약했다. 자민당의 구태의연한 정치에 실망한 보수적 무당파층을 적극 공략해 거둔 승리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면서 전국 정당으로서의 발판을 구축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평가했다.
자민당, 과반 얻었지만 '불안한 승리'
집권 자민당은 여야가 대결한 홋카이도(北海道)와 오이타(大分)현에서 모두 승리했고, 41개 도부현 의회 의원 선거에서 총 2260석 중 과반인 1153석(51.0%)을 획득했다. 2019년의 50.9%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자민당은 오사카를 뺀 40개 의회에서 모두 제1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일본의 제2 도시인 오사카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자민당이 지원한 후보가 모두 유신회에 패하는 등 23일 보궐 선거를 앞두고 "불안을 남긴 결과"였다고 지지통신은 평가했다.
지방선거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관심은 저조했다. 이번 지사·시장 선거 투표율은 46.78%로 역대 최저였던 2015년 47.14%보다 0.36%포인트 낮아졌다. 도부현 의회 의원 투표율도 41.85%로 역대 최저였다. 도부현 의원 선거에선 입후보자 565명(25.0%)이 경쟁자가 없어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 도부현 여성 의원 당선자는 14%에 해당하는 316명으로 4년 전의 237명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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