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수난시대…시세조종부터 저작권법 위반 의혹까지

민단비 2023. 4. 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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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저작권법 위반 등 법적 리스크 확대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들 사이에서 잇따라 잡음이 일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당시 시세조종으로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고, 카카오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을 표절해 게임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헬스케어 역시 도용 논란에 휘말렸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검찰과 금융당국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시세조종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하이브가 SM엔터 공개매수를 진행하던 지난 2월 주식을 대량 매수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올린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당시 특정 기타법인의 계좌를 통해 SM엔터 주식 65만주가 매수되며 당일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13만1900원까지 뛰었다. 이에 하이브는 공개매수에 실패했고 이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회사는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카카오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리니지2M을 배껴 신작 ‘아키에이지 워’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키에이지 워를 서비스하는 카카오게임즈와 이 게임을 개발한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장까지 접수한 상태다.


엔씨소프트는 아키에이지 워의 UI·UX(사용자환경·경험)와 직업, 합성, 컬렉션 등 주요 시스템이 리니지2M과 동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는 동종 장르의 게임에 일반적으로 사용돼 온 시스템이라며 엔씨소프트의 주장에 전면 부인했다. 이들은 추후 소장을 수령, 검토한 후 대응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소를 당했다. 생체융복합인증 보안전문기업 올아이티탑 최성호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 대표가 발명해 원천특허를 보유한 간편결제시스템 기술을 모방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에서 지문정보, 계좌비밀번호, 전화번호를 한 번만 인증해 놓으면 이후부터 지문정보만으로 간편한 이체가 가능한 간편결제시스템이다.


카카오뱅크는 올아이티탑의 원천특허와 자사의 기술에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올아이티탑의 특허는 개인 금융 거래 중계 서버가 고객의 단말기로부터 지문 정보를 받아 등록된 지문 정보와 비교해 일치하면 온라인 은행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며, 카카오뱅크는 중계시스템이 없고 제조사 보안정책에 따라 지문 등 생체 정보를 중계 서버로 전송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설립된 카카오헬스케어도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 ‘닥터다이어리’는 카카오헬스케어의 혈당 관리 서비스가 자신들이 제공하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이 스타트업은 카카오 계열사들과의 사업협력 논의 당시 자사의 사업 비밀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카카오헬스케어가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기술 기반이 다르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닥터다이어리앱 이용자가 혈액을 통해 측정해 입력한 혈당값을 기반으로 한다면, 자신들은 연속혈당측정기(CGM) 기술 기반이라는 것이다. 또 카카오헬스케어는 닥터다이어리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거절해 이 과정에서 두 회사 간 오간 것이 없다고 주장을 펴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시세조종 의혹의 경우, 법원이 이들의 혐의를 인정한다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시세조종으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으로 처벌된다.


카카오게임즈·엑스엘게임즈가 법원에서 패소 판정을 받는다면 이들은 엔씨소프트에 라이선스 비용을 제공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아키에이지 워 서비스를 종료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 다만 판결까지는 지난한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저작권 침해 사유로 크래프톤과의 소송은 약 6년이 걸렸고, 현재 웹젠과의 소송은 3년차에 접어들었으나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지 않은 상황이다.


계열사 리스크 속 투자자들은 올해 상반기 예정된 카카오톡 개편에 따른 광고 매출 확대에 기대를 품고 있다. 카카오는 오픈채팅 탭 분리, 프로필 영역 개편, 친구탭 광고 활성화, 선물하기 연계 강화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본사의 실적 반등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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