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투수’ 전향 3년차…나균안이 책임진 롯데의 2승
대다수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혹자는 “가지고 있는 재능이 아깝다”고 했다. 또 다른 이들은 “시기가 너무 빠르다”고 했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나균안(25). 그 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당시의 선택은 어떤 결과물을 내고 있을까. 중간 점검을 하자면,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어 가는 중이다.
나균안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하고 5-3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시속 146㎞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 포크볼을 앞세워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올 시즌 2경기 성적은 13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나균안이 또 해냈다”고 극찬한 완벽투로 벌써 2승째를 낚았다.
나균안은 마산용마고 시절 포수 유망주로 주목을 끌었다. 강한 어깨와 타고난 장타력이 높게 평가받았다. 2017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로부터 1차지명을 받은 이유다. 프로 데뷔 후에도 많은 기회를 얻었다. 마침 주전 포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대체자로 1군 그라운드를 자주 밟았다.
그러나 프로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안방에서의 잦은 수비 실수로 질타를 받았다. 타격에서도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며 마음고생을 했다. 결국 나균안은 2020년 포수 마스크를 내려놓고 투수 전향을 택했다. 3년 전 이맘때인 4월 22일 NC 다이노스와의 2군 경기에서 처음 마운드를 밟았고, 이듬해 5월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마침내 타자가 아닌 투수로 ‘1군 재데뷔’ 신고를 마쳤다.
이후 나균안은 무럭무럭 성장했다. 직구 구속은 계속 올라갔고, 변화구의 각도는 더욱 예리해졌다. 퀵모션이나 주자 견제와 같은 기본적인 능력도 향상됐다. 그 사이 롯데 마운드서의 위상도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선발과 구원을 오갔지만, 올해부터 붙박이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개막 초반 부진한 롯데는 현재까지 2승(4패)만 거뒀다. 그런데 이 2승이 모두 나균안의 어깨에서 나왔다. 나균안은 “팀이 연패 중이라 부담감이 있었지만, 마운드에서 내 공만 던지려고 했다. 또, 포수인 유강남 선배가 리액션을 크게 해주셔서 힘이 났다”고 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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