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준비 여성 5명 중 1명은 '난임' 경험…유산경험·체질량·나이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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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준비하는 여성 5명 중 1명은 '난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열 교수는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난임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은 유산으로 인한 자궁 내막의 손상으로 자궁내막이 얇아지거나 골반의 염증성 질환, 감염, 자궁유착 등 신체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해 난임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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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이상 난임률 38%
"심리적·신체적 치료 지원 필요"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 5명 중 1명은 '난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및 출산 연령의 증가와 함께 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출산 문제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난임 치료 부담을 줄여줄 정책 마련도 요구된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은 서울시 남녀 임신준비 지원사업에 참여한 20~45세 여성 2274명을 분석한 결과, 19.5%(443명)가 난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0일 밝혔다.
이 가운데 320명(72.2%)은 일차성 난임, 123명(27.8%)는 이차성 난임이었다. 일차성 난임(원발성 난임)은 정상적인 성생활에도 임신을 한 번도 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차성 난임(속발성 난임)은 인공유산이나 자연유산 등 임신이 적어도 한 번 이상 있었지만, 난임된 경우를 일컫는다.
가장 위험한 난임 원인으로는 '인공유산' 경험으로 조사됐다. 나이와 체질량지수(BMI)도 난임 원인으로 꼽혔다. 인공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 인공유산 경험이 없는 여성보다 난임 위험이 4.1배 높았다. 또 체질량지수가 23㎏/㎡ 이상인 과체중 여성이 23㎏/㎡ 이하인 여성보다 난임 위험도가 1.56배, 35세 이상인 여성이 1.08배 난임 위험이 더 높았다.
난임 그룹과 비난임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인공유산 비율도 난임 그룹에서 7.7%로 비난임그룹(1.8%)보다 5.9%포인트 높았다. 자연유산도 난임 그룹(7.4%)이 비난임 그룹(4.3%)보다 3.1%포인트 높았다.
난임 그룹 평균 나이는 33.2세로 비난임 그룹(31.9세)보다 1.3세 더 높았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난임률도 올라갔다. 구체적으로 30세 미만 난임률 14.2%, 30~34세 17.4%, 35~39세 28.8%, 40세 이상 37.9% 난임률을 보였다. 체질량 지수도 난임 그룹이 21.5kg/m²로 비난임 그룹(20.9kg/m²)보다 높았다.
한정열 교수는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난임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은 유산으로 인한 자궁 내막의 손상으로 자궁내막이 얇아지거나 골반의 염증성 질환, 감염, 자궁유착 등 신체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해 난임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와 과체중도 중요한 난임 원인"이라며 "나이가 많을수록 난자의 근원이 되는 난모세포 수가 감소하고 난자의 질도 떨어져 유산율과 염색체 이상 비율도 올라간다. 과체중도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배란 장애나 난모 세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난임 유병률은 약 15%다. 국내 여성 난임 환자는 2017년 14만6235명에서 2021년 16만2938명으로 11.4% 늘었다. 문제는 난임 치료율이 저조하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의 난임 치료율은 20%에 그치고 있다.
한 교수는 "난임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강 문제일 뿐만 아니라 가족, 사회, 인구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심리적 지원과 난임 치료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캐나다에서 발행하는 SCI급 국제학술지 'CEOG(Clinical and Experimental Obstetrics and Gyne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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