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계획 없는 도시, 광주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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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동구의 각종 조례를 보면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 이 조례가 시행된 2019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
기초 데이터가 부족하니, 이를 기반으로 한 어떠한 추진 계획도 번듯할 리 없을 것이다.
동구 청년창업 지원 조례에 따른 청년창업 지원계획도 깜깜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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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동구의 각종 조례를 보면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최근 한 구의원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중에 이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거창하게 선언만 해 놓고 실행은 전혀 없는, 사실상 죽은 조례들이 너무 많다는 문제의식이었다.
특별위원회를 꾸려 조례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고 했다.
조례를 살펴보니 정말 문서 속에서만 존재하는 규정들이 많았다.
'광주광역시 동구 공공기관 1회용품 사용 제한 조례'만 보더라도 그렇다.
제5조에 따라 구청장은 3년마다 지역 여건에 맞는 일회용품 사용 제한 추진 계획을 수립해야 할 의무를 진다.
그런데 이 조례가 시행된 2019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
제10조도 마찬가지다. '구청장은 1회용품 사용 및 제공 현황에 대한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는 조항도 실체가 없다.
담당 부서에 아무리 물어봐도 일회용품 사용 명세 등 현황을 알 수 없었다.
기초 데이터가 부족하니, 이를 기반으로 한 어떠한 추진 계획도 번듯할 리 없을 것이다.
'중년층 생애 재설계 지원에 관한 조례'에 기반한 중년층 생애 재설계 지원 계획도 실종 상태다.
중년층 관련 교육 지원사업, 취업 훈련 및 일자리 지원사업, 건강증진 지원사업, 여가 및 문화 활동 지원사업 등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계획이 없다는 소리다.
구민의 안정된 노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확고한 의지가 부족해 보이는 대목이다.
동구 청년창업 지원 조례에 따른 청년창업 지원계획도 깜깜할 따름이다.
청년창업 실태조사, 경영 지원, 마케팅 지원 등 내용이 포함돼야 할 계획은 여러 사람에게 수소문해봐도 찾을 수 없었다.
"계획을 세우지 않은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담당 부서 관계자의 설명에 당황스러운 감정은 질문자가 떠안아야 할 몫이었다.
2017년에 시행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 조례'에 따라 주요 정책 등을 심의할 녹색성장위원회는 아직도 구성되지 않고, 현재 준비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지진피해 시설물 위험도 평가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조직된 '위험도 평가단'은 만들어지기만 했지, 회의 개최 실적은 전무하다. 그야말로 휴면 조직이다.
이런 '무늬만 조례'들이 찾아보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근무태만, 직무유기, 기강해이라고 표현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선진국에선 폴리스라인은 곧 법이다. 미국 등 경찰은 시위자들이 폴리스라인을 넘으면 가차 없이 제재를 가한다.
동구는 법령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자꾸 '선'을 넘고 있는데도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는 것 같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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