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미·중 경쟁의 속국…美의존도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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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빈 방문을 마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중 갈등에 휘말리지 않는 유럽의 '독자 전략'을 역설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 기간 프랑스 경제매체 레제코 등 주요 언론들은 논평을 통해 유럽이 갈등을 가속하지 말고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제3국의 지위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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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추종자'에 저항해야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중 갈등에 휘말리지 않는 유럽의 '독자 전략'을 역설했다. 대만 문제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격랑 속 제3의 길을 명분 삼아 경제적 실익을 취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 방문 뒤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이뤄진 미·프랑스 언론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 고조 속 유럽이 이들의 속국이 되지 않으려면 전략적 자율성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국방, 소셜미디어 ·인공지능(AI) 등을 언급하며 "유럽은 중요한 문제에 있어 특정 국가에 의존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이는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구축하는 걸 방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초강대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된다면 전략적 자율성을 발전시킬 시간이나 자원이 없는 상태로 그들의 속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역설적인 점은 패닉에 휩싸여 우리가 그저 미국의 추종자일 뿐이라고 믿게 되는데, 있다"며 "유럽이 답해야 할 질문은 대만 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이 우리에게 이익이냐 아니냐이고 그에 대한 답은 '아니오'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장 최악은 우리 유럽인들이 이 문제에 있어서 그저 추종자일 뿐이라고 생각해 미국이 제기하는 의제나 중국의 과잉 반응으로부터 (대응의) 단서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또한 미국 달러가 국제 경제에서 '치외법권'을 누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달러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 줄여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런 주장의 배경으로 유럽 기업체들이 미국의 제재로 이들 국가와의 거래를 포기하거나 2차 제재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는 점을 지목했다.
폴리티코는 달러 패권에 대한 저항은 중국의 핵심 정책 목표로, 이와 관련해 중국·러시아·이란 등이 최근 달러 위주의 국제 금융망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 미국의 제재로 타격을 받았다면서, 일부 유럽 국가들도 달러를 무기화하는 미국에 불만을 드러내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터뷰는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에 대한 보복으로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벌이기 전에 이뤄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은 차이 총통이 미국을 경유해 중미 과테말라·벨리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인 8일 군용기 71대와 군함 9척을 동원해 대만 주변에서 무력 시위를 한 데 이어 9일에도 비슷한 수준의 군용기와 군함으로 군사훈련을 벌였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7일 에어버스, 알스톰, LVMH, EDF 등 자국 주요 50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고위 전·현직 관료들을 대동하고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 기간 프랑스 경제매체 레제코 등 주요 언론들은 논평을 통해 유럽이 갈등을 가속하지 말고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제3국의 지위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의 이같은 중국 유화적인 발언을 두고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유럽의 균형자를 자처한 프랑스가 이념보다 경제적 실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소재 글로벌 경제연구소인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지정학 애널리스트인 얀메이 시에는 "유럽은 중국이 패권을 잡은 세계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며 "(일부 유럽국가들은) 이 같은 세계 질서의 재편이 오히려 유럽에 더 유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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