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국민의힘과 전광훈 목사의 ‘이권 카르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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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약탈하는 이권 카르텔에 맞서 단호하게 개혁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날에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해서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기득권 이권 카르텔은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그렇게도 비판했던 이권 카르텔이 바로 여당인 국민의힘에 존재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런 내부의 정치적 이권 카르텔은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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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약탈하는 이권 카르텔에 맞서 단호하게 개혁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날에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해서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기득권 이권 카르텔은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권 카르텔’은 윤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다. 재작년 대선 출마 선언 때는 문재인 정부에서 "소수의 이권 카르텔이 책임 의식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을 구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화물연대, 건설노조 등의 집단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국민부담을 줄이는 데 소극적인 금융·통신을 향해서도 윤 대통령은 이권 카르텔이라며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적폐’라는 용어가 부정적 의미를 담은 프레임으로 작동했듯이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권 카르텔이라는 말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말하는 이권 카르텔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발언의 맥락을 따져보면 부당한 관행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거나 교육, 연금, 노동 개혁 같은 국가적 개혁을 가로막는 세력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이런 이권 카르텔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아스팔트 보수’의 대표 격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관계에 대한 얘기이다. 양쪽의 관계에 대한 논란은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이 ‘5·18 헌법수록 반대’ ‘전광훈 우파천하 통일’ 등의 발언을 잇달아 하면서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김 최고위원은 사과하고 자숙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체 국민의힘에 전 목사가 어떤 존재이길래 저러느냐는 질문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전 목사 얘기가 나오니까 국민의힘은 당원도 아니라며 선을 그으려 한다. 하지만 하태경 의원은 "당이 전 목사 세력과 완전히 선을 긋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며 단호한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황교안 대표 때 전 목사 측에서 책임당원을 우리 당원에 많이 집어넣었다고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전 목사 눈치 보기에 급급한 이유가 있다. ‘당원투표 100%’ 룰로 전당대회를 치르게 되어있으니, 전 목사가 당원들에게 끼칠 영향력을 의식하여 그의 비위를 맞추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전 목사 지지 세력이 당원으로 많이 들어와 있다는 얘기다. 그런 구조에서는 전 목사를 추종하는 극우 성향의 강성 당원들이 당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마치 더불어민주당에서 강성 당원인 ‘개딸’들이 당을 쥐락펴락하는 것과 닮은꼴이다. 국민 전체를 책임져야 할 여당이 진영 내부의 극단주의에 휘둘리면 길을 잃는다.
김 최고위원이 전 목사의 주일예배에 참석했을 때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화다. 전광훈: "내가 200석 만들어 주면 당에서 나한테 뭐 해 줄 거냐?"/ 김재원: "영웅 칭호를 주겠다."/ 전광훈: "난 영웅 칭호 별로고, 구체적으로."/ 김재원: "최고위에 가서 목사님이 원하시는 걸 관철시키도록 하겠다."
‘목사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설마하니 장위동 재개발 예정지에 있는 사우나 건물 매입 같은 경제적 이권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이런 대화가 부적절한 정치적 거래와 담합으로 비치는 것은 사실이다. 윤 대통령이 그렇게도 비판했던 이권 카르텔이 바로 여당인 국민의힘에 존재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런 내부의 정치적 이권 카르텔은 어떻게 할 것인가. ‘친윤’ 정당이 되었다면 자신들의 이권 카르텔에도 손을 대야 일관된 모습 아니겠는가. 얽히고설켜 있는 국민의힘과 전 목사의 관계, 더 이상 말이 아닌 행동으로 끊어내야 할 일이다.
유창선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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