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준비 여성 20% 난임 경험…인공유산 시 위험 4.1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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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며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 5명 가운데 1명은 난임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유산과 고령, 과체중이 난임의 원인으로 꼽혔고 특히 인공유산 경험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 보다 난임 위험이 4배 이상 높았다.
한정열 교수는 10일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난임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은 유산으로 인한 자궁내막의 손상으로 얇아지거나 골반의 염증성 질환, 감염, 자궁유착 등 신체·심리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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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과체중 등도 난임 위험 요인
서울에 거주하며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 5명 가운데 1명은 난임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유산과 고령, 과체중이 난임의 원인으로 꼽혔고 특히 인공유산 경험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 보다 난임 위험이 4배 이상 높았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이 서울시 남녀 임신준비지원사업에 참여한 20~45세 임신 준비 여성 2274명을 분석한 결과, 19.48%(443명)가 난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320명(72.2%)은 일차성 난임, 123명(27.8%)은 이차성 난임으로 조사됐다.
일차성 난임(원발성 난임)은 정상적 성생활에도 임신을 한 번도 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차성 난임(속발성 난임)은 인공유산이나 자연유산 등 임신이 적어도 한 번 이상 있었지만, 난임된 경우다.
이번 연구자료는 2019년 5~11월 서울 거주 여성을 대상으로 서울시 남녀임신준비 프로그램 웹 설문을 통해 수집됐다.
가장 위험한 난임 원인으로는 ‘인공유산’ 경험으로 조사됐다. 나이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도 난임 원인으로 꼽혔다. 인공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 없는 여성보다 난임 위험이 4.1배 높았다.
BMI가 23㎏/㎡ 이상인 과체중 여성은 23㎏/㎡ 미만 여성보다 난임 위험도가 1.56배, 35세 이상 여성은 35세 미만 여성 보다 1.08배 난임 위험이 더 높았다.
난임 그룹과 비난임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인공유산 비율도 난임 그룹에서 7.7%로 비난임 그룹(1.8%)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자연유산도 난임 그룹(7.4%)이 비난임 그룹(4.3%)보다 훨씬 높았다.
난임 그룹 평균 나이는 33.2세로 비난임 그룹(31.9세)보다 1.3세 높았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난임률도 올라갔다. 30세 미만 14.2%, 30~34세 17.4%, 35~39세 28.8%, 40세 이상은 37.9%의 난임률을 보였다. BMI도 난임 그룹이 21.5㎏/㎡로 비난임 그룹(20.9㎏/㎡)보다 높았다.
한정열 교수는 10일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난임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은 유산으로 인한 자궁내막의 손상으로 얇아지거나 골반의 염증성 질환, 감염, 자궁유착 등 신체·심리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와 과체중도 중요한 난임 원인”이라며 “나이가 많을수록 난자의 근원이 되는 난모세포 수가 감소하고 난자 질도 떨어져 유산율과 염색체 이상 비율도 올라간다. 과체중은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배란장애나 난모세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난임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0.37%씩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난임 유병률은 약 15%다. 국내 여성 난임 환자는 2017년 14만6235명에서 2021년 16만2938명으로 11.4%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의 난임 치료율은 20%에 불과하다.
한 교수는 “난임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강 문제일 뿐만 아니라 가족, 사회, 전체 인구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심리적 지원과 난임 치료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신 준비 과정에서 가장 걱정되는 고민으로는 기형·장애(24.9%) 난임(20.9%) 부부 건강 및 질병(18.8%) 고령화(16.9%) 스트레스(7.6%) 육아(5.5%) 순으로 꼽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캐나다 국제학술지 CEOG(Clinical and Experimental Obstetrics and Gynec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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