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영업 중단 사태, 백종원이 찾아낸 돌파구
[김상화 기자]
▲ 지난 9일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 CJ ENM |
천하의 백종원도 예상치 못한 상황. 지난 9일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에선 모로코 야시장 장사를 허망하게 접을 수밖에 없었던 백종원 사장과 알바생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첫회 제작진으로부터 어떤 정보도 받지 못하고 아프리카 최북단 모로코 땅을 밟게 된 백종원은 그간의 경험을 살려 야시장 장사에 과감히 뛰어 들었다.
이장우, 뱀뱀, 현지인 알바생 등과 함께 갈비탕, 불고기 등으로 현지 주민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며 운영에 돌입했지만 갑자기 조명이 꺼지는 일을 시작으로 영업 개시 1시간여 만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사업을 하며 산전수전 다 겪어본 백종원었지만 이번 만큼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알고 보니 야시장 관리인 측에 민원이 접수되었기 때문. 낯선 동양 사람들이 비-할랄 푸드(이슬람에서 허용하지 않은 음식)를 만들어서 팔고 있다는 의심을 갖고 있던 누군가가 음식점을 신고했고, 야시장 측은 즉각 영업을 중단시킨 것이었다. 이슬람 국가 방침을 이미 인지하고 인증 마크를 받은 고기를 사용했음에도 백종원은 위기에 처한 것이다.
▲ 지난 9일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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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하다가 갑자기 접을 땐 굉장히 기분이 나쁘죠. 그것도 타의에 의해..."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백종원도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일단 제작진은 야시장 대신 인근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빈 가게를 물색하기로 했다.
다행히 한 건물 주인이 흔쾌히 공실로 남겨진 장소를 빌려주기로 했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관광객들이 많았던 야시장은 늦은 밤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을 만큼 사람이 넘쳐났지만 이곳은 인파가 몰리는 동네는 아니었던 것.
이에 굴복할 천하의 백종원은 아니었다. 다시 한번 시장 조사에 돌입한 이후 새 영업장에선 불고기 버거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도너츠 닯은 빵 하나가 1디람(모로코 화폐단위, 한화 약 130원)에 불과할 정도로 기존 시장에 비해 물가가 낮은 동네라는 점이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했다.
▲ 지난 9일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 CJ ENM |
"가격을 낮추려면 재료비부터 낮춰야 한다."
백종원은 일단 고기의 양을 줄이고 양파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해보기로 했다. 가격 책정을 위해 그는 즉석에서 가게를 호기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퀴즈쇼를 진행했다. "가격은 이미 결정된 거고 맞추면 무료인 거다"라고 말한 백종원은 비슷한 현지 먹거리, 시식에 응한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해 20디람(약 2600원)으로 음식값을 정했다.
그런가하면 선풍기로 불고기 굽는 철판에 바람을 불어 넣어 골목 구석구석까지 군침도는 향내를 퍼뜨리는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동원했다. 이윽고 백종원의 햄버거 가게에 사람들이 조금씩 밀려들기 시작했다.
식당이 망한 줄 알고 출근을 하지 않은 알바생의 부재로 아랍어와 프랑스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백종원과 이장우, 뱀뱀은 온갖 손짓 발짓을 동원해 몰려드는 손님들과 소통하면서 본격 영업에 돌입했다.
비록 자잘한 실수가 계속 발생하긴 했지만 다행히 큰 불상사 없이 가게를 운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본격적인 식당 장사는 두번째 날부터"라는 백종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음주 예고편을 통해선 손님이 사라진 햄버거 집의 모습이 소개됐다.
과연 낯선 땅 모로코에서 백종원은 과연 특유의 마법을 발휘할 수 있을까?
▲ 지난 9일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의 한 장면. |
ⓒ CJ ENM |
해외에서의 식당 운영기를 예능으로 옮긴 사례는 제법 많다. 태국, 중국, 미국을 거쳐 진행된 <현지에서 먹힐까?> 시리즈를 비롯해서 <윤식당>, <서진이네> 등 여러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었다. 지난해 <백패커>로 백종원과 인연을 맺었던 이우형 PD 이하 제작진만 하더라도 이미 <현지에서 먹힐까?>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장사천재 백사장>는 예측불허의 연속이었다. 단체 급식의 각종 돌발 상황을 이겨냈던 <백패커>와도 사못 달랐다. 낯선 동양인에 대한 현지인들의 의구심은 제작진 조차 예상치 못했던 영업 중단으로 이어졌고 자칫 현지 철수까지도 고려해야 할 정도였다.
이와 같은 사건은 백종원으로 하여금 새로운 도전 정신을 갖게 만들었다. 비록 기분은 나쁠 수밖에 없었지만 그와 출연진들은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장사에 몰두할 수 있었다. 언어, 문화가 전혀 다른 낯선 지역에서의 장사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과 더불어 백종원, 이장우, 뱀뱀 모두 이번 예능에 정성을 쏟아 붓고 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동시에 위기를 척척 해결하는 백종원의 모습을 통해 재미와 감동의 일석이조 효과를 만들어냈다. 기존 식당 예능은 잠시 잊어도 좋을 만큼 <장사천재 백종원>은 방영과 동시에 몰입감을 높이면서 시청자들의 일요일 밤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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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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