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주성은 '냉전' 상태
[곽성호 기자]
전북 현대가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빠진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으나 전주성은 여전히 얼음장같이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었다.
15도의 따뜻한 날씨였지만 아직 겨울기운이 가시지 않은 9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엔 8697명이 모였다. 이날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3 6라운드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아마노 준과 하파 실바가 전북 소속으로 데뷔골을 연달아 작렬시키며 인천을 상대로 2대 0 완승을 거두며면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반면 인천은 무승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1승 2무 3패를 기록, 이번 경기 패배로 리그 6위에서 9위까지 떨어지며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빠졌다.
▲ 경기 시작 전 걸개를 내건 전북 서포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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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주변에서는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 이사 'OUT'이 적힌 피켓을 입장하는 팬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경기장 내부에서는 지난 경기에 이어 걸개들이 나란히 걸려있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걸개에는 박지성 현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에 대한 비판 문구가 처음으로 추가되며 눈길을 끌었던 전주성이었다
성적 부진과 소통 문제를 지적하는 전북 팬들의 응원 보이콧은 여전했다. 본격적으로 경기에 앞서 전북 선수단 소개 멘트에는 일제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또한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 이사에 대한 '나가' 외침만 반복됐을 뿐이었다.
전북 팬들의 침묵 그리고 논란의 스피커 응원까지
경기 시작 후 전북 팬들은 지난 경기에 이어 일동 침묵으로 일관된 모습을 보여줬다. 중간중간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 이사를 향한 '나가' 외침과 멀리 원정 응원 온 인천 응원단의 응원 소리만 가득했을 뿐이었다.
인천 응원단 소리와 전북 팬들의 '나가' 외침이 반복되고 있을 무렵인 전반 8분. 갑자기 한 스피커 소리가 전주성을 휘감기 시작했다. 전북 팬들은 소리의 출처를 찾기 시작했고 금방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경기장 좌석 위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였던 것이었다.
전북 구단이 고요한 전주성 분위기를 달구기 위해 틀었던 것인데 이 스피커 응원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 전북 팬들은 '앰프 꺼' 라고 외쳤고 일부 전북 팬들은 스피커 응원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급기야 전북 팬들은 급히 '엠프 꺼라 XX들아' 걸개를 제작해 경기장에 내걸기도 했다.
'연속골'에도 전주성은 침묵, '나가' 외침은 끝까지
▲ 하파 실바 결승골 장면, 결승골 이후에도 전주성은 여전히 고요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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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려 하파 실바의 결승골 이후 '나가' 외침이 더 커진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경기 종료 이후에도 역시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팬들 사이로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 이사를 향해 나가 외침을 반복하는 팬들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전북은 아마노 준과 하파 실바의 연속골이 터지며 경기의 승기를 잡았고 이후 전북이 마지막 인천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경기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승리의 기쁨이 경기장에 퍼져야 할 시점. 하지만 전주성은 승리의 기쁨보다는 오히려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었다.
▲ 경기 종료 이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전북 선수단, 승리의 세리머니인 '오오렐레'는 진행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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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포항에 2연패를 당하며 시즌 초반 최악의 분위기에서 위기에 빠진 인천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급한 불을 끈 전북은 전주에서 휴식 이후 수원으로 넘어가 수원 종합 경기장에서 15일 수원 FC를 상대로 연승 행진에 도전하게 된다. 반면 최악의 분위기를 끊어내지 못한 인천은 전주를 떠나 강원 춘천으로 이동. 리그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강원을 상대로 반등을 노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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