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금→골드바' 조직적으로 세탁한 일당 검거

국내 환전 총책 등 3명 구속·조직원 9명 불구속 송치

보이스피싱으로 뜯어낸 범죄수익을 골드바로 환전하는 수법으로 빼돌린 일당이 대거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보이스피싱 국내 환전 총책 등 3명을 구속 송치하고, 조직원 9명도 불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달까지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저금리 대환대출을 핑계로 모두 4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해외 콜센터의 지시를 받아 국내에 상주하면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피해금을 4차례에 걸쳐 세탁, 국외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금으로 골드바를 매입한 뒤, 이를 수거해 현금으로 환전하고 이를 다시 송금책에게 전달하면 해외로 돈을 보내는 방식이다.

경찰은 수개월 간의 추적 끝에 국내 환전 총책을 포함한 중간관리 조직원 12명을 특정해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2차 수거책 조직원 중에는 10대 청소년까지 포함됐는데, 이들은 해외 조직원들과 위챗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대화 및 범행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1억원 상당의 골드바와 현금을 압수해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아울러 경찰은 이들에 대해 범죄단체조직 및 활동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민들을 힘들게 하는 조직범죄인 보이스피싱 조직원 검거를 위해 첩보 수집 및 단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금융 정보 입력을 유도하는 URL(인터넷 주소 링크)은 누르지 않고 무시하는 것이 범죄로부터 안전해지는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