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람, 마스터스 생애 첫 우승…세계 1위 탈환

통산 11승. 시즌 4승의 파죽지세
LIV골프 켑카와 미켈슨 공동 2위
김주형과 임성재, 공동 16위 입상

10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서 끝난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욘 람. AFP연합뉴스

‘람보’ 욘 람(스페인)이 생애 처음으로 그린 재킷을 입었다.

람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80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4개를 잡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람은 LIV 골프로 이적한 옛 동료 브룩스 켑카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의 추격을 공동 2위로 따돌리고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우승상금은 324만 달러(약 42억 7000만원).

PGA투어 통산 11승째이자 2021년 US오픈 이후 2년 만에 맛보는 메이저대회 2승째다. 람은 이번 우승으로 페덱스컵 랭킹 1위를 질주함과 동시에 세계랭킹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람이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즌 우승은 벌써 네 번째다. 1월 ‘왕중왕전’ 성격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시작으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특급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그리고 이번 마스터스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루 30홀을 도는 강행군 속에 거둔 역전 드라마였다. 악천후로 중단된 3라운드 잔여 12개홀 경기에서 람은 이븐파를 쳐 2타를 잃은 켑카에 2타 차이로 따라 붙었다.

최종 라운드에서 3번홀(파4) 버디로 1타 차로 간격을 좁힌 람은 켑카가 4번, 6번홀(이상 파3)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1타차 선두로 올라섰다. 람은 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타차 선두로 후반을 맞았고 13번(파5),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PGA투어 통산 8승 중 절반인 4승을 메이저 대회서 거둬 ‘메이저 사냥꾼’이라는 닉네임을 얻은 켑카는 3라운드 6번홀까지 단 1개의 보기를 범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애 첫 마스터스 우승을 예약했다. 하지만 마지막날 30개홀을 도는 강행군으로 티샷이 크게 흔들리면서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스페인 출신이 마스터스서 우승한 것은 세베 바예스테로스(1980·1983),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1994·1999), 세르히오 가르시아(2017)에 이어 통산 4번째다.

람은 “세베가 처음 우승한지 43년만의 우승이고, 오늘이 그의 생일이라 더 역사적”이라며 “터닝 포인트를 하나 꼽기 어렵지만 13번홀 티샷이 시작이 아니었는가 생각한다”고 우승 원동력을 분석했다.

마스터스서 3차례 우승이 있는 올해 52세의 미켈슨은 이날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마스터스 역사상 최고령 톱10 입상이다.

조던 스피스와 러셀 헨리,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가 공동 4위(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에 입상했다.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은 지난해 신인왕 캐머런 영(미국)과 함께 공동 7위(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2연패 도전에 나섰던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공동 10위(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에 그쳐 세계랭킹에서도 2위로 내려 앉았다.

4명이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모두 컷을 통과한 가운데 임성재(25·CJ대한통운)와 김주형(21·나이키)이 공동 16위(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경훈(32)은 공동 23위(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 김시우(28·이상 CJ대한통운)는 공동 29위(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