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챔프전, 조직력으로 기적 쓴 도로공사
안희수 2023. 4. 10. 08:54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가 2022~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에서 '원팀'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증명했다.
도로공사는 지난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챔프전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시리즈 3승 2패를 기록한 도로공사는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정규시즌 3위였던 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PO)에서 2위 현대건설을 꺾고 챔프전에 진출했고, 정규리그 1위이자 '배구 여제' 김연경이 버티고 있는 흥국생명마저 넘어섰다. 정규리그 3위 팀의 정상 등극은 역대 3번째다. 더불어 챔프전에서 1·2차전 먼저 내주고, 내리 3연승 하며 역전 우승한 최초의 팀이 됐다. 올 시즌 앞선 5경기에서 모두 패했던 인천 원정에서 6경기 만에 승리했다.
챔프전 5차전은 역대 V리그 포스트시즌(PS) 최장 경기 시간(158분)의 혈전이었다. 승부는 정신력과 팀워크가 갈랐다. 정대영(42) 임명옥(37) 배유나(34) 박정아(30) 등 베테랑이 많이 도로공사가 승부처 5세트에서 더 노련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챔프전 5차전을 앞두고 "우리 팀은 어떤 한 포지션만 구멍이 생겨도 조직력에 문제가 생긴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할 수 있는 팀도 아니다. 코트 위에 있는 모든 선수가 똘똘 뭉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주포' 박정아는 체력이 바닥난 몸으로 무려 71번이나 공격을 시도했다. 4세트 17-19에서 펼쳐진 '메가 랠리'에선 무려 7번 만에 득점을 해내며 명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5세트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우승을 결정하는 득점도 그가 해냈다. 이날 박정아의 공격 성공률은 28.17%에 그쳤다. 세터의 토스가 자신에게 오지 않길 바랄 만큼 자신감도 떨어졌다. 하지만 부담감을 이겨내고 결국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미들 블로커(센터) 듀오 배유나와 정대영도 고비마다 블로킹과 속공 득점으로 네트 앞 제공권 싸움에서 도로공사의 우위를 이끌었다. 배유나는 박정아와 함께 나란히 챔프전 MVP 투표에서 2위(7표)에 오르기도 했다. 리베로 임명옥과 국내 아포짓 스파이커 문정원은 안정감 있는 수비로 김연경·옐레나 쌍포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프로 데뷔 2년 차 젊은 세터 이윤정도 압박감이 큰 경기에서 과감하고 창의적인 공 배급을 보여줬다. 도로공사가 2패 뒤 첫 승을 거둔 3차전에서 날카로운 서브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낸 신인 이예은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챔프전 5차전이 끝난 뒤 '패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우리 팀은 90% 이상 김연경 중심으로 돌아간다. 선수 한 명의 힘으로는 우승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도로공사는 탄탄한 조직력으로 리그 최고 선수(김연경)가 이끄는 팀을 잡았다.
경기 전 김종민 5차전을 앞두고 "누구도 우리가 챔프전에 오르고, 이런 박빙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이런 기적을 (영원히 남는) 기록에 남기느냐, 배구팬 기억에 잠시 남느냐는 5차전에 달렸다"고 말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도로공사의 기적은 기록에 남았다. 박정아·배유나 등 선수들은 "우승 후보로 꼽혔던 2017~18시즌과 달리 기대하지 않은 우승이라 더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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