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AI반도체로 세계 클라우드 시장 진출, 또다른 한류”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두 국가대표,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함께 만드는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연내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용도에 맞게 내부 회로를 바꿀 수 있는 반도체)로 나온다. 두 회사는 우선 FPGA 형태로 AI반도체를 개발한 뒤 시험을 통해 양산을 결정하기로 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지난 5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네이버클라우드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올해 안에 FPGA 형태로 AI반도체를 개발하고, 테스트를 통해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직접 개발한 AI반도체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대체해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이겠다는 것.
올해 초 김 대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의 AI·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한다. 삼성전자는 그간 AI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회사)인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이 주문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위탁 생산(파운드리)해왔으며, 지난해 12월부터 네이버와 손잡고 자체 AI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현재 전세계 FPGA 시장은 인텔과 AMD가 90%를 차지하고 있다. 빠른 개발과 오류 수정이 쉬워 AI 등 고도의 연산이 필요한 작업에 강점이 있지만, 소비 전력이 커 대량 생산에는 적합하지 않다. 앞서 SK텔레콤 사피온도 FPGA를 개발한 뒤, 이 설계를 바탕으로 ASIC AI칩을 대량생산하고 있다.
김 대표는 “비싼 외산 칩 대신 자체 AI반도체를 사용하면 클라우드 서비스의 품질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대한민국이 만든 반도체로 전 국민에게 경험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산 AI 반도체가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한류”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만든 AI반도체는 ‘팀 네이버’의 해외사업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네이버·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투자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전환(DX)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사우디뿐만 아니라 일본·싱가포르에서도 네이버의 클라우드 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고 몽골·베트남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국제 표준이 아닌 각국 정부의 규정을 준수하는 ‘소버린 클라우드’로 현지 정책에 맞게 서비스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네이버클라우드는 NHN클라우드, KT클라우드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광주를 포함해 총 2곳에 대용량·고성능 연산이 가능한 상용 클라우드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실증하는 사업이다. 김 대표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국가 기반 사업이자 데이터 주권을 지키는 사업”이라며 “민감 정보가 국가의 영토를 벗어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는 7월 공개될 ‘하이퍼클로바X’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021년 세계에서 3번째로 출시한 한국 최초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발전시킨 것으로, 챗GPT보다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챗GPT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부럽다”며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 실력만 좋은 게 아니라 한국 문화와 윤리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또 “20년 전 네이버가 초록 검색창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것처럼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다시 한번 국가대표 정보통신(IT) 기업으로 관심받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금 뜨는 기업ㆍ기술 궁금하세요? 요즘 핫한 테크 소식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기사 +α’를 만나보세요.https://www.joongang.co.kr/factpl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 기억속 교생 선생님은..." 김건희 옛 제자가 편지 보낸 사연 | 중앙일보
- 이승기·이다인 호화 결혼식...이다인 입은 드레스 3벌 가격보니 | 중앙일보
- 뉴스선 초등생 참변 다루고…'음주전과 3범' 호란 노래시킨 MBC | 중앙일보
- 치매 노부부 가스중독 사망…아들 유서엔 "부모님 모시고 간다" | 중앙일보
- 처음으로 인생 흔적 못 찾았다, 골목서 얼어죽은 그녀의 쪽방 | 중앙일보
- 유아인과 함께 마약한 사람 있었다…경찰 "추가 수사 중" | 중앙일보
- 후반 30분 이후 ‘마법’이 시작된다…손흥민, EPL 통산 100골의 비밀 | 중앙일보
- "고맙고 미안" 황당 쪽지…미 경찰도 놀란 은행 여강도 정체 | 중앙일보
- 생방중 전화 끊은 홍준표 "계속 한동훈 질문만 한 건 무례했다" | 중앙일보
- 공 와도 수비수 멀뚱멀뚱…애들도 승부조작, 충격의 중국 축구비리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