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황기환 독립지사 유해 봉환

라동철 2023. 4. 10. 04: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제 강점기 때 해외에서 국권 회복 활동을 펼치다 미국 땅에 묻힌 황기환(1886~1923) 지사의 유해가 10일 고국의 품에 안겼다.

보훈처는 같은 사정의 윤동주·송몽규·장인환 지사, 홍범도 장군 등 200명가량의 '호적'을 직권으로 만들어주고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추진하는 등 독립유공자를 기리는 사업을 강화해 가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라동철 논설위원


일제 강점기 때 해외에서 국권 회복 활동을 펼치다 미국 땅에 묻힌 황기환(1886~1923) 지사의 유해가 10일 고국의 품에 안겼다. 황 지사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모티브가 된 독립운동가다. 평남 순천에서 태어난 선생은 1904년 열아홉의 나이에 증기선을 타고 미국으로 건너갔고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미군에 자원입대해 참전했다. 전쟁이 끝난 후엔 유럽에 남아 1919년 파리 평화회의 한국 대표단을 돕고 일제 침략상과 한국의 현실을 해외에 알리는 데 앞장섰다. 1921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위원 신분으로 조국의 독립과 한인들의 권익 보호 활동을 하다 2023년 4월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숨졌다.

선생은 1995년 독립유공자(건국훈장 애국장 추서)로 지정됐으나 유해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그로부터도 한참 지난 2008년이었다. 사망 교인의 이름과 묘지 위치가 담긴 명부를 우연히 발견한 한인교회 측이 2년간 수소문한 끝에 뉴욕 퀸스 공동묘지에 잠들어 있는 선생의 묘비를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귀국길은 쉽지 않았다. 유족의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묘지법인 측이 이장이나 파묘를 허용하지 않아 우리 정부의 소송과 외교적 노력 끝에 이제야 고국 땅을 밟게 됐다. 순국 100년 만에 돌아온 선생의 유해는 대전현충원으로 봉송돼 봉환식을 거행한 후 독립유공자 제7묘역에 안장된다.

국가보훈처는 선생에게 대한민국 국민임을 공증하는 증표인 가족관계등록부(옛 호적)를 헌정한다. 광복 이전에 숨졌고, 직계 후손이 없어 ‘무(無)호적’ 상태였으나 이제야 서류상으로도 완전한 한국인이 된 것이다. 보훈처는 같은 사정의 윤동주·송몽규·장인환 지사, 홍범도 장군 등 200명가량의 ‘호적’을 직권으로 만들어주고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추진하는 등 독립유공자를 기리는 사업을 강화해 가고 있다. 오는 6월에는 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돼 새 출발한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을 던진 선열들에 대한 보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라동철 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