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양파 도매가 고공행진… 외식 가격 인상 부추기나

문수정 2023. 4. 10.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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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와 양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달에 새로 출하되는 햇감자·햇양파 물량이 나오면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보지만 아직까지 체감하기는 힘든 수준이다.

양파와 감자 가격 급등은 지난해 수확량이 현저히 떨어진 게 결정적인 사유다.

이상기후 탓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등에서도 양파와 감자 생산량이 줄어서 수입산 가격도 높게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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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급감… 국내·수입산 급등
식당들도 재료 가격 올라 부담
지난달 말 서울 한 대형마트 채소코너의 양파 진열대 옆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감자와 양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달에 새로 출하되는 햇감자·햇양파 물량이 나오면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보지만 아직까지 체감하기는 힘든 수준이다. 감자와 양파는 식당에서도 많이 쓰는 재료라 서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감자 20㎏ 한 상자 도매가격은 6만3120원으로 한 달 전(4만8504원)보다 30.1%, 1년 전(5만6868원)보다 11.0% 올랐다. 소매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 100g당 가격이 670원으로 한 달 전(542원)보다 23.7% 올랐다. 이는 성인 남성 주먹보다 조금 큰 감자 3개를 사면 5000원을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양파 도매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뛰었다. 양파 15㎏ 한 상자 도매가는 지난 5일 기준 2만2550원으로 1년 전(7460원)과 비교하면 202.3% 급등했다. 한 달 전(2만7760원)보다는 18.8%가량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양파와 감자 가격 급등은 지난해 수확량이 현저히 떨어진 게 결정적인 사유다. 최근 판매되는 양파와 감자는 대부분 저장 상품인데 지난해 오랜 가뭄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이상기후 탓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등에서도 양파와 감자 생산량이 줄어서 수입산 가격도 높게 형성됐다.

양파의 경우 지난해 저장양파(중만생종)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4% 줄었다. 이 저장양파가 현재 판매되는 품종이다. 생산량이 감소한 수준(약 -25%)보다 가격 급등 폭(약 202%)이 훨씬 큰 상황이다. 생산량만 줄어든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품질 또한 떨어진 게 가격을 더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면 양질의 상품 수확량은 생산량 감소 수준 이상으로 급감하게 된다”며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더 적어지고, 그 안에서도 품질이 ‘상(上)’인 상품은 더 적어지니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파와 감자 가격 급등은 외식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경기도 용인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서모(52)씨는 요즘 장사가 잘되는 날도 한숨이 나온다. 서씨는 “동네 중국집 장사해봐야 많이 남기지 못한다. 그런데 양파처럼 대안이 없는 재료 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남는 게 그만큼 줄어든다”며 “양파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메뉴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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