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정성일 “‘마지막 한 방’ 위해 끝까지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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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연기 진짜 잘한다, 연기 미쳤다' 그런 말을 듣고 싶다. 외모가 잘 생겼고 멋있다는 이야기도 기분은 좋겠지만 배우한테 그만한 칭찬은 없는 것 같다. 그 한 마디면 정말 좋겠다."
이어 "임지연이 연기를 정말 잘했다. 사람을 끝까지 몰아붙이고 짜증나게 하는 건 1등"이라며 "연진이 동은의 집에서 바닥에 담배 꽁초를 버리고 발로 비벼 끄는데 버티기 힘들 정도로 뻔뻔스러웠고 화가 났다. 그런 감정들을 모아서 한 번에 터트렸다"고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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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미쳤다” 그런 말 듣고 싶어
연극·뮤지컬계서 잔뼈 굵은 배우
“‘아, 연기 진짜 잘한다, 연기 미쳤다’ 그런 말을 듣고 싶다. 외모가 잘 생겼고 멋있다는 이야기도 기분은 좋겠지만 배우한테 그만한 칭찬은 없는 것 같다. 그 한 마디면 정말 좋겠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지난달 24일 만난 배우 정성일이 말했다. 정성일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학교 폭력 가해자 연진(임지연)의 남편이자 피해자 동은(송혜교)에게 미묘한 감정을 갖게 되는 인물 도영을 연기했다.
정성일은 “대본이 재미있었기에 작품이 인기있을 거라는 자신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연기한 인물이 화제가 될 거라는 기대는 없었다”며 “7살 아들의 유치원 수영선생님이 ‘아빠 사인 좀 받아다 달라’고 했다더라. 아들에게 자랑스런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전했다.
도영은 김은숙 작가가 ‘나이스한 개새끼’라고 대본에 표현한 인물이다. 정성일은 “인물의 양면성을 말씀하신 것 같다. 도영은 좋은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몸에 밴 행동들이 상대방에겐 의도치 않게 나쁘게 읽힐 수도 있는 사람”이라며 “연진의 친구인 혜정(차주영)에게 명품 가방을 주는 장면은 도영 입장에서는 신경을 써준 건데, 뭔가를 돈으로 해결하려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정성일은 드라마를 위해 바둑을 배웠다. 바둑은 도영의 취미이면서 동은과의 연결고리가 된다. 정성일은 “바둑을 두면 그 안에서 긴장감이 일어나고 여러 수들이 모인다. 흑과 백이 명확하고 하수와 상수가 나눠져 있다”며 “명확한 답이 나온다는 점에 도영이 매료됐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감된 연진을 마지막으로 면회한 도영이 동은을 생각하며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먹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남겼다. 정성일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너무 많이 고민한 장면”이라며 “평탄하게 살아온 도영이 살인을 하며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상황에서 ‘동은이 얼마나 괴로웠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이해하고 싶었던 마음,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시작을 표현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은에 대한 도영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정말 알고 싶은 여자였다. 도영은 자신이 질문을 던질 때도 답을 알고 던지는 인물인데 동은에게서 전혀 예상 못한 질문과 대답이 나와 흔들렸다”며 “도영에겐 호기심이나 설렘, 숨막힘 같은 게 사랑의 감정 아니었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집중했던 건 도영이란 인물이 극에 주는 긴장감이다. 정성일은 “도영은 가장 중립적인 인물이다. 캐릭터를 선명하게 표현하고 싶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결정적인 순간, 단 한 번의 화가 그 사람이 얼마나 참았는지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한 방’을 위해 끝까지 감정을 눌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지연이 연기를 정말 잘했다. 사람을 끝까지 몰아붙이고 짜증나게 하는 건 1등”이라며 “연진이 동은의 집에서 바닥에 담배 꽁초를 버리고 발로 비벼 끄는데 버티기 힘들 정도로 뻔뻔스러웠고 화가 났다. 그런 감정들을 모아서 한 번에 터트렸다”고 돌이켰다.
2002년 데뷔해 다양한 연기를 해 온 정성일은 연극·뮤지컬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정성일은 “무대에선 연기를 시작하면 끝까지 멈추지 않고 책임져야 하는데 매체 연기는 호흡이 자꾸 끊겨 처음엔 매력을 잘 몰랐다”면서도 “하면 할수록 짧은 시간 안에 디테일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인 거 같다. 다만 무대 연기를 공부하지 않았다면 도영이란 인물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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