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와 자리 바꾼 박세혁, NC팬 사로잡았다
프로야구 ‘공룡 군단’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안방마님’을 교체했다. 주전 포수였던 양의지(36)가 친정 팀 두산 베어스로 돌아가고, 반대로 박세혁(33)이 두산에서 NC로 이적했다. 이 과정에서 NC팬들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아무래도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의 그늘이 컸기 때문이다.
양의지라는 거대한 공룡이 남긴 발자국. 후임자인 박세혁은 양의지의 큰 발자국을 당장 메우기는 힘들겠지만, 차근차근 그 공백을 지워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일단 올 시즌 출발이 좋다.
박세혁은 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공격과 수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타선에선 귀중한 쐐기 득점을 올렸고, 포수로선 선발투수 송명기를 깔끔하게 리드했다. 송명기는 6과 3분의 1이닝 동안 1실점(무자책점)으로 호투하며 6-1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NC는 이날 승리로 키움과의 3연전을 싹쓸이했다. 키움은 4연패에 빠졌다.
NC 강인권 감독은 박세혁을 두고 “그저 든든하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지난 7일 키움과의 1차전에선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 말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키움 투수 안우진의 시속 156㎞짜리 강속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이튿날에도 그는 홈런을 터뜨렸다. 6-5로 앞선 8회 1사 1,2루에서 쐐기 3점 아치를 그렸다. 주전 포수 박세혁의 활약을 앞세운 NC는 1, 2차전에서 각각 2-0과 11-5로 이겼다. 박세혁은 마지막 3차전에서도 4-0으로 앞선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후속 타자들의 도움으로 득점을 올렸다.
안방마님의 역할도 잘해냈다. 송명기를 비롯해 김영규·임정호·이용찬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을 차분하게 리드했다. 송명기는 “양의지 선배님도 잘 리드해주셨지만, 박세혁 선배님과의 호흡도 아주 좋다”고 말했다.
우투좌타 포수인 박세혁은 타격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다. 2012년 프로 데뷔 후 시즌 타율 3할을 넘겨본 적이 없다. 그러나 올해 8경기에선 타율 0.296(28타수 7안타) 2홈런으로 중심 타자 못지않은 타격을 뽐내고 있다. 박세혁은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코칭스태프가 믿어주셔서 마음 편하게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열렬히 응원해주시는 NC팬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LG 트윈스는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3-2로 눌렀다. NC와 함께 홈 3연전을 모두 잡으며 4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4연패. 팽팽하던 투수전은 결국 연장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10회 2사 1, 2루에서 문보경이 1루 방면으로 강습 타구를 날렸다. 삼성 1루수 오재일이 공을 잘 잡기는 했지만, 투수 이승현에게 제대로 송구하지 못하는 사이 2루 주자 문성주가 홈까지 파고들어 경기를 끝냈다.
한화 이글스는 SSG 랜더스에 0-3으로 졌다. 안방 개막 시리즈 3연패다. 올 시즌 1승 6패로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선발투수 나균안이 7이닝 무실점 역투한 롯데 자이언츠는 KT 위즈를 5-3으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두산 베어스는 KIA 타이거즈를 3-2로 물리쳤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첫 번째 원정을 2승 1패로 마무리했다.
창원=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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