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와 자리 바꾼 박세혁, NC팬 사로잡았다

고봉준 2023. 4. 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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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박세혁(오른쪽)과 양의지. 두산을 떠나 NC 유니폼을 입은 박세혁은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트렸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공룡 군단’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안방마님’을 교체했다. 주전 포수였던 양의지(36)가 친정 팀 두산 베어스로 돌아가고, 반대로 박세혁(33)이 두산에서 NC로 이적했다. 이 과정에서 NC팬들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아무래도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의 그늘이 컸기 때문이다.

양의지라는 거대한 공룡이 남긴 발자국. 후임자인 박세혁은 양의지의 큰 발자국을 당장 메우기는 힘들겠지만, 차근차근 그 공백을 지워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일단 올 시즌 출발이 좋다.

박세혁은 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공격과 수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타선에선 귀중한 쐐기 득점을 올렸고, 포수로선 선발투수 송명기를 깔끔하게 리드했다. 송명기는 6과 3분의 1이닝 동안 1실점(무자책점)으로 호투하며 6-1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NC는 이날 승리로 키움과의 3연전을 싹쓸이했다. 키움은 4연패에 빠졌다.

두산에서 NC로 이적한 포수 박세혁. 양의지의 공백을 지워가고 있다. 고봉준 기자

NC 강인권 감독은 박세혁을 두고 “그저 든든하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지난 7일 키움과의 1차전에선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 말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키움 투수 안우진의 시속 156㎞짜리 강속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이튿날에도 그는 홈런을 터뜨렸다. 6-5로 앞선 8회 1사 1,2루에서 쐐기 3점 아치를 그렸다. 주전 포수 박세혁의 활약을 앞세운 NC는 1, 2차전에서 각각 2-0과 11-5로 이겼다. 박세혁은 마지막 3차전에서도 4-0으로 앞선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후속 타자들의 도움으로 득점을 올렸다.

안방마님의 역할도 잘해냈다. 송명기를 비롯해 김영규·임정호·이용찬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을 차분하게 리드했다. 송명기는 “양의지 선배님도 잘 리드해주셨지만, 박세혁 선배님과의 호흡도 아주 좋다”고 말했다.

우투좌타 포수인 박세혁은 타격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다. 2012년 프로 데뷔 후 시즌 타율 3할을 넘겨본 적이 없다. 그러나 올해 8경기에선 타율 0.296(28타수 7안타) 2홈런으로 중심 타자 못지않은 타격을 뽐내고 있다. 박세혁은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코칭스태프가 믿어주셔서 마음 편하게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열렬히 응원해주시는 NC팬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LG 트윈스는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3-2로 눌렀다. NC와 함께 홈 3연전을 모두 잡으며 4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4연패. 팽팽하던 투수전은 결국 연장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10회 2사 1, 2루에서 문보경이 1루 방면으로 강습 타구를 날렸다. 삼성 1루수 오재일이 공을 잘 잡기는 했지만, 투수 이승현에게 제대로 송구하지 못하는 사이 2루 주자 문성주가 홈까지 파고들어 경기를 끝냈다.

한화 이글스는 SSG 랜더스에 0-3으로 졌다. 안방 개막 시리즈 3연패다. 올 시즌 1승 6패로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선발투수 나균안이 7이닝 무실점 역투한 롯데 자이언츠는 KT 위즈를 5-3으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두산 베어스는 KIA 타이거즈를 3-2로 물리쳤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첫 번째 원정을 2승 1패로 마무리했다.

창원=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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