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70년 동맹 맺었는데, 아직도 한국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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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기관이 한국 등 동맹국을 도·감청한 정황이 기밀문서를 통해 드러나자 "한국이 더 어려운 위치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국가정보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도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유출된 기밀문건은) 매우 심각한 안보 위반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물론, 많은 우방국과 동맹국 모두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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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기관이 한국 등 동맹국을 도·감청한 정황이 기밀문서를 통해 드러나자 “한국이 더 어려운 위치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한국은 러시아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미국과 협력한다는 입장이었다”며 “유출된 문건은 한국을 더 어려운 위치에 놨다”고 짚었다.
양 연구위원은 문건 내용을 떠나 감시가 이뤄졌다는 자체만으로도 타격이 있다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태에서 대중에겐 나쁜 뉴스다. (한국) 국민은 ‘우리는 70년 동안 동맹을 맺었는데, 당신(미국)은 여전히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가’라고 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도청 사실이 알려진 것은 주요 파트너 국가와의 관계에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유출된 문건들은 미국이 러시아뿐 아니라 동맹국들을 감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해당 문건은 동맹국과 복잡하게 연관돼 있어 미국의 비밀 유지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고 꼬집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국가정보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도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유출된 기밀문건은) 매우 심각한 안보 위반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물론, 많은 우방국과 동맹국 모두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보당국의 무차별적 정보 수집을 폭로했을 당시 뛰어난 스파이로 이름을 날렸던 클래퍼는 “관리 절차를 강화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다”라며 “애초 잘못된 사람이 (기밀문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유출된 기밀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일원인 튀르키예, 중동 우방국인 이스라엘 등도 도·감청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 민간용병업체 와그너그룹이 전쟁 무기를 사들이려고 튀르키예 관계자를 만났으며 말리 임시대통령도 이 과정에 관여했다는 내용이 문건에 적혀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무기 거래)계약이 성사됐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를 지원했을 수 있다는 이번 폭로는 폭발적인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문서에는 영국과 캐나다 등의 첩보 활동도 언급돼 있어 문건 유출로 인한 여파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미국 국방부는 유출된 정보는 대부분 진본 내용이 맞지만, 일부 문건엔 조작이 가해졌다고 현지 언론에 설명했다. 미국 법무부는 국방부와 공조해 유출 경위를 살피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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