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100호골’ 대기록 앞에서도 겸손한 손흥민…페리시치도 하이파이브

손흥민 골. ⓒ AP=뉴시스

손흥민(31·토트넘)은 대기록 앞에서도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 선발 출전, 10분 만에 환상적인 골을 넣었다.

왼쪽에서 이반 페리시치가 패스한 공을 받은 손흥민은 아크 왼쪽, 이른바 ‘손흥민존’에서 특유의 오른발 감아 차기로 골을 넣었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손이 닿을 수 없는 궤적을 그리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일본 축구가 자랑하는 공격수 미토마 앞에서 넣은 골이라 더 통쾌했다.

이번 시즌 EPL 7호골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 EPL 100호골(EPL 역대 34번째)이다. 지난 시즌 EPL 득점왕에 등극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부상 여파와 체력 문제 등으로 득점력이 떨어졌지만 100호골은 환상적인 득점으로 장식했다.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 기록이다.

지난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 뒤 8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은 총 142골(토트넘 역대 7위)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후반 34분 해리 케인 골까지 더해 2-1 승리했다. 리그 3경기 만에 승리한 토트넘은 다시 4위 경쟁에 불을 지폈다.

지난 1일 세상을 떠난 외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이 골을 바치고 싶다”고 영광을 돌린 손흥민은 경기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EPL 100호골은)내가 꿈꿔온 일이다. 동료들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놀라운 결과물”이라며 “모든 아시아 선수, 특히 한국 선수들이 그들도 할 수 있다고 믿기를 바란다. 아시아 선수가 EPL에서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흥민 ⓒ AP=뉴시스

경기 후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까지 이 여정을 도와준 모든 감독, 모든 팀원, 모든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여러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한다”며 하트와 함께 소감을 전했다.

한편, 시즌 내내 전술적인 부분에서 손흥민 득점력을 떨어뜨린 장본인으로 지목되어 왔던 페리시치도 이날은 손흥민과 하이파이브까지 했다. 콘테 전 감독이 영입한 측면 수비수 페리시치는 이번 시즌 손흥민과 호흡이 맞지 않아 경기 중 언쟁을 벌이기도 했던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손흥민 EPL 100호골을 어시스트한 페리시치는 손흥민에게 다가와 무언가 속삭이며 눈을 마주쳤다. 골 세리머니가 끝나고 토트넘 선수들이 흩어질 때도 페리시치는 손흥민의 얼굴을 만지며 격려했다. 역사에 남을 기념적인 EPL 100호골이 연출한 훈훈한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