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영화관 부활'…아마존, 신작 '에어' 극장서 선개봉

아마존이 코로나19 팬데믹 소강상태에 발맞춰 스트리밍에 앞선 극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영화 '에어' 포스터.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이 신작 영화 '에어'를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 공개 전에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데 이어 향후 매년 10여편을 극장에서 선개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의 자회사이자 영화 제작·배급사인 아마존 스튜디오는 신작 영화 '에어'를 이번 주 미국 내 3500개 상영관을 비롯해 전 세계 70여개국 극장에서 먼저 개봉했다. NYT는 아마존 스튜디오가 영화 제작을 시작한 2015년 이래 가장 대규모 극장 개봉이라고 전했다.

'에어'는 농구 전설 마이클 조던의 이름을 딴 나이키 브랜드 '에어 조던'의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할리우드 대표 '절친' 스타 벤 애플렉과 맷 데이먼이 각각 감독과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이다.

아마존은 1억3000만달러를 투자한 이 영화를 지난해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시험 상영한 뒤 극장 개봉을 먼저 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매년 흥행 잠재력이 있는 영화 10∼12편을 극장에서 먼저 개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제니퍼 샬케 아마존 스튜디오 대표는 NYT에 "당초 우리는 프라임 고객에게 영화를 (먼저)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더 많은 관객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아마존이 영화 팬들은 물론 영화 제작자도 끌어들이기 위해 이러한 전략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으로 몇 년 사이 극장의 위상은 재평가됐지만 슈퍼히어로 영화나 올해 오스카상을 휩쓴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 작품성을 갖춘 작품은 여전히 극장으로 관객을 모으고 있다.

스트리밍 업체의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극장에서 먼저 작품을 선보이기를 선호하는 영화 제작자들이 이에 아마존과 손을 잡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에어'가 흥행에 성공하면 다른 배급사들이 더 많은 영화를 극장에서 개봉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극장 개봉을 그간 꺼렸던 애플도 올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과 리들리 스콧 감독의 '나폴레옹'을 극장 관객들에게 먼저 공개할 계획이다.

'해리포터' 시리즈 등 히트작들을 워너브라더스에서 만들고 최근 아마존으로 이적한 프로듀서 코트니 발렌티는 "(극장 개봉은) 가장 재능있는 사람들과 제작자, 작가들을 끌어들이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그들은 자신의 영화가 스트리밍 서비스의 빠른 흐름에 묻히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