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낙연 장인 빈소 찾아 20분 간 조문…13개월만 회동

20여분 간 빈소 머물러
빈소 앞까지 배웅 애도만 표시
정치적 현안 얘기 없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장인상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전 대표의 장인인 김윤걸 전 교수의 빈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빈소에 약 20분 정도 머물며 고인과 유가족을 위로했다. 조문 자리에는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과 천준호 비서실장, 한민수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빈소를 떠날 땐 이 전 대표가 빈소 앞까지 나와 배웅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가 9일 오후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2023.4.9 [공동취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주로 근황에 관해 이야기만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적 현안 관련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 대표의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고, 이 전 대표가 거기에 대해 조문에 와줘서 고맙다고 답했다"며 "(또) 이 대표가 미국에서 연구하시는 것이나 생활하시는 부분에 관해 물어보셨고, 이 전 대표가 설명하는 정도의 대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천준호 비서실장도 "문상 얘기만, 애도만 표시했다"며 "조문이지 않나. 정치적 의미는 전혀 부여하지 말라. 별말씀 안 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에게 '당을 잘 이끌어 달라'고 했다는 전언도 있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대화 관련 "문상에 관한 일반적 얘기를 첫째 했고, 장지를 어디 모시고 입관식 때 눈물이 나더란 인간적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가 특강을 한 내용이 참 좋더라고 했고, 이 전 대표가 6월 베를린에 가서 특강을 하고 6월 하순에 귀순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당을 잘 이끌어 달라고 하자 이 대표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면서 "오늘은 주로 순수한 문상에 맞춰져 있고, 서로 덕담을 나누는 그런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례식장에서는 한 중년 남성이 이 대표를 향해 "부끄럽지 않으냐"고 외쳤고, 이후 주변의 인도를 받아 자리를 피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개딸들 시켜 이낙연을 출당 조치시킨 사람이 여길 어떻게 오느냐, 말이 되느냐"고 외치기도 했다. 이 남성은 "나는 이 전 대표와 상관없는 (민주당) 지지자인데 조문하러 왔다가 열이 받아 얘기했다"고만 밝혔다.

이 대표는 조문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13개월 만으로 지난 대선 이후 처음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이 전 대표와 정치적 현안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대선 경쟁 상대였던 만큼 이 대표 체제가 흔들릴 때마다 이 전 대표는 거론되는 대안으로 꼽혀왔다.

이 전 대표는 약 열흘간 국내에 머물다 오는 18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정치적 활동은 자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