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짖으며 대화, 가족도 못 알아봐"…100년간 근친한 美가족

최승우 2023. 4. 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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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로 근친혼을 해온 미국의 한 가족이 심각한 유전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휘태커 가족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감독 마크 라이타(63)가 2004년 찍은 가족 사진, 그리고 2020년 제작한 12분짜리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자 라이타는 "휘태커 가족이 직면한 상황을 보여주고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폭로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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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동안 근친으로 대 이어온 가족
심각한 유전병으로 의사소통도 어려워

대대로 근친혼을 해온 미국의 한 가족이 심각한 유전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영국 BBC와 미러, 데일리메일 등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오드에 사는 휘태커 가족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휘태커 가족은 100여년 전부터 근친혼으로 대를 이어왔다. 당시 일란성 쌍둥이인 헨리와 존이 태어났는데, 먼저 헨리가 결혼해서 1913년 존 에모리 휘태커를 포함한 아이 7명을 낳았다.

이어 존은 사촌 에이다와 결혼했고, 1920년 그레이시 아이린 휘태커를 포함한 자녀 9명을 출산했다. 그 뒤 1935년 사촌지간인 존 휘태커와 그레이시 휘태커가 다시 결혼해 15명의 아이를 낳았다. 이 가운데 2명은 숨졌고 나머지 다수도 유전병이 있다.

근친혼으로 유전병을 앓고 있는 휘태커 가족 [이미지 출처=유튜브 채널 ‘Soft White Underbelly’ 캡처]

휘태커 가족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감독 마크 라이타(63)가 2004년 찍은 가족 사진, 그리고 2020년 제작한 12분짜리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유튜브에 공개된 다큐멘터리는 조회 수가 영상별로 수백만, 수천만 회에 달한다.

영상에서 휘태커 가족은 사시가 심해 눈동자의 초점이 맞지 않았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해 대화 대신 끙끙대거나 동물 소리를 내며 의사소통을 했다. 또 사람들을 향해 개처럼 짖거나 도망치기도 했다.

생활환경도 열악했다. 가족은 곰팡이가 가득한 어두컴컴하고 좁은 집에서 여러 마리의 개와 함께 살았다. 주방에는 먹다 만 음식물이 쌓여 있었고 소파에는 찌든 때가 가득했다. 대부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소파 위에 앉거나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가족 가운데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한 명뿐이다.

근친혼으로 유전병을 앓고 있는 휘태커 가족 [이미지 출처=유튜브 채널 ‘Soft White Underbelly’ 캡처]

라이타는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휘태커 가족을 처음 만났을 때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 같아서 충격을 받았다”며 “이들은 장애의 원인이 근친혼인 것도 알지 못했고, 부모나 다른 가족 구성원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휘태커 가족은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이후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경찰의 보호를 받아야 했다. “라이타의 다큐멘터리가 휘태커 가족의 삶을 단순한 ‘빈곤 포르노’ 로 소비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자 라이타는 “휘태커 가족이 직면한 상황을 보여주고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폭로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기부사이트를 개설해 모은 4만4000파운드(약 7200만원)로 휘태커 가족의 집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사촌 간 결혼이 허용된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는 3촌까지,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일본은 4촌까지 혼인할 수 없다. 다만 유전병 발생 위험 때문에 이들 국가에서도 사촌과 결혼하면 다음 세대에서는 사촌끼리 결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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