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어뢰 71시간 잠항, 11시간 늘렸다" 세번째 폭파 시험
북한 핵어뢰 ‘해일’의 세 번째 수중 폭파 공개를 놓고 북한이 이 무기의 은밀성을 높이기 위한 시험을 거듭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탐지를 피하면서 최적 타격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잠항 시간과 작전 거리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지난 8일 “4∼7일 수중전략무기체계시험이 진행됐다”며 “‘해일-2형’이 함경남도 금야군 가진항에서 투입돼 목표 가상수역인 함경남도 단천시 룡대항 앞바다에서 정확히 수중 기폭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시험은 해당 무기체계의 세 번째 공개로 지난달 24일과 같은 달 28일에 각각 ‘해일’과 ‘해일-1형’의 폭파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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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1000㎞ 잠항 이동”
지난달 24일 첫 시험에서 북한은 59시간 12분의 잠항 시간만 공개했다. 28일 두 번째 시험에선 톱날 및 타원형 경로 600㎞를 41시간 27분간 잠항했다고 발표했다. 기초적인 항행 능력을 첫 시험에서 측정한 이후 침투 능력을 본격적으로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 번째 시험에선 사전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경로를 71시간 6분간 잠항했다고 북한은 주장했다. 첫 시험보다는 11시간 54분, 두 번째 시험보다는 29시간 39분 늘어난 수치다. 잠항 거리도 1000㎞로 두 번째 시험보다 400㎞가 증가했다.
우회·회피로 은밀성 향상 골몰
북한이 앞서 지난달 24일 “은밀하게 잠항해 수중 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 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 소멸하는 것”이라고 해일을 발표했다. 북한이 발표했던 대로 세 차례 시험은 수중 핵무기의 핵심 요소인 '은밀성'을 향상하기 위해 우회와 회피를 위한 경로를 점점 복잡하게 설정해 작전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일에 탑재될 탄두부 위력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항구를 뒤덮을 쓰나미 정도라면 수십 킬로톤(kt·TNT 폭약 1000t 위력) 원자탄이 아닌, 수 메가톤(Mt·TNT 폭약 100만t 위력)의 수소폭탄이어야 가능하다”며 “핵융압탄인 수소폭탄은 무게가 무겁지 않아 수소폭탄 기술이 있으면 대형화하는 건 이론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에서 150kt의 수소폭탄 시험을 실시한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북한 주장을 종합하면 다종으로 개발되는 해일은 남한의 주요 해안 도시나 항만을 단 한 발로 무력화하는 ‘비밀병기’가 된다.
해도(海圖) 없는 북한, 접근 가능?
단 북한의 수중 핵무기가 최고의 타격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근해까지 탐지를 피해 도달하는 게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도 많다. 군 내부에선 개발 초기 단계에 불과한 해일의 유도 제어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상당하다.
군 관계자는 “핵어뢰는 느린 속도로 장거리를 잠항하므로 깊이 잠수해야 탐지를 피할 수 있다”며 “잠항 중 조류와 심해 장애물 등을 극복하는 데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바다 지형을 나타내는 정밀한 해도로 좌표를 미리 입력해주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북한이 이 같은 해도를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군 당국 입장은 “한·미 분석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한 결과 그 주장이 과장되고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데 있다.
‘모형’ ICBM 전례…무시 말아야
하지만 북한의 무기 개발 속도를 가볍게 봐선 안 된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한때 북한이 열병식에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놓곤 ‘실물이 아닌 모형을 들고 나왔다’며 서구 전문가들도 평가절하한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ICBM 능력을 모형 수준으로 보는 이는 전무하다. 북한 핵어뢰 역시 현재는 초기 개발 단계여도 향후 실전용으로 완성될 가능성을 배제해선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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