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알뜰주유소 공급사 참여 두고 ‘눈치보기’

김민영 2023. 4. 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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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업계가 새로운 알뜰주유소 공급사 선정을 앞두고 정부와 주유소 업계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알뜰주유소 공급사업의 마진이 거의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알뜰주유소 확대를 추진하는 '정부 압박'에 못 이겨 공급사 입찰에 참여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와 농협경제지주는 오는 6월 새로운 알뜰주유소 기름 공급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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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업계가 새로운 알뜰주유소 공급사 선정을 앞두고 정부와 주유소 업계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알뜰주유소 공급사업의 마진이 거의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알뜰주유소 확대를 추진하는 ‘정부 압박’에 못 이겨 공급사 입찰에 참여할 전망이다. 알뜰주유소와 가격 경쟁에서 밀려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하는 일반 주유소의 눈치도 봐야 하는 형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와 농협경제지주는 오는 6월 새로운 알뜰주유소 기름 공급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석유공사와 농협은 국내 정유사 입찰을 통해 물량을 공동구매한 뒤 알뜰주유소에 공급한다. 2019년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이 각각 중부(수도권·충청·강원)와 남부(영남·호남)의 알뜰주유소 공급사로 선정됐고, 2021년 공급사 지정 기간을 2년 연장해 오는 8월 만료된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한국도로공사의 공급사 입찰은 별도 진행한다.

알뜰주유소 1호점은 2011년 12월 문을 열었다. 이후 정부의 대표적 물가안정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알뜰주유소는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평균 26원가량 싸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1305곳(전체의 11.1%)의 알뜰주유소가 있다.

공급사 입장에서 알뜰주유소는 안정된 유통망 확보라는 장점을 지닌다. 다만 최저 입찰제로 수익성이 워낙 낮은 데다, 국제유가가 크게 올라도 납품가를 변경할 수 없다. 업계에선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한 몇 년간 공급사들이 알뜰주유소로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본다. 이 때문에 2019년 입찰 때 두 차례 유찰을 겪은 뒤 세 번째에 공급사를 선정했었다.

여기에다 정유사는 계약 관계인 대리점 주유소의 눈치도 봐야 한다. 대리점 업주들에겐 알뜰주유소는 눈엣가시다. 대량구매로 싸게 기름을 받는 데다, 정부에서 각종 세제 혜택을 주며 알뜰주유소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알뜰주유소를 도입한 직후인 2012년부터 전국 주유소 숫자가 매년 200개씩 줄어 10년 동안 주유소 2000여곳이 폐업했다고 주장한다. 주유소협회는 알뜰주유소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공급사 선정을 앞두고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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