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소박하게 해달라" 재차 강조…'평산마을 책방' 베일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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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림막 걷어낸 ‘평산마을 책방’
지난 7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마을회관에서 약 100m(직선거리) 떨어진 마을 한복판에 지붕이 연보라색인 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리모델링 공사 중인 ‘평산마을 책방(마을책방)’이다. 마을책방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직선거리로 약 170m, 걸어서 4분 거리에 있다. 사저 경호구역(반경 300m) 안이다.
이 책방은 문 전 대통령이 사들인 주택에 만들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작은 주택 한 채를 내부만 리모델링해서 오픈하려고 조용히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책을 통해 대화와 교류 공간을 만들겠단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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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모습 유지하며 ‘새 단장’
조립식 패널이 그대로 드러나 있던 주택 외벽은 벽돌 모양 타일로 깔끔하게 처리돼 있었다. 해체할 때 뜯어낸 창문틀과 문틀은 새것으로 교체됐다. 패널로 뻗어 있던 처마도 목재로 바뀌었다. 디자인도 서까래 모양으로 바뀌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붕은 연보라색 단열재로 보강 중이었는데, 조만간 기존 지붕과 같은 검붉은색 아스팔트 싱글로 덮어 마감할 예정이다. 경량철골조와 연와조(煉瓦造·벽돌 구조)로 된 건물 뼈대는 철골조로 보강했다고 한다.
책방 설계자 “文 소박하게 해달라 강조”
마을책방은 서울에 있는 한 건축사무소에서 설계했다. 문 전 대통령 측 요청에 따라 원형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책방을 설계한 A소장은 지난 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기존 건물을 거의 그대로 살려서, 밖에서 보면 큰 차이를 못 느낄 것”이라며 “진짜 소박하게 (리모델링)했다”며 머쓱해 했다. 그는 “어르신(문 전 대통령)이 ‘마을 원래 풍경을 해치지 않고, 원래 (책방이 거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소박하게, 아주 소소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계속 말씀하셔서 이렇게 설계했다”고 전했다.
A소장은 “공사가 거의 막바지다. 지붕·바닥 공사 정도 남은 것으로 안다”며 “지난달 말 양산시에 사용검사를 신청했고, 미비한 부분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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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건물=책방, 황토방=카페
양산시 등에 따르면 마을 책방은 지상 1층짜리 단층 건물로, 높이 4.3m에 연면적 142.8㎡(43.1평)이다. 주용도는 제1종근린생활시설(소매점)이다. 기존 주택 건물은 책방, 황토방은 카페 용도로 꾸밀 예정이다. 두 건물 앞에는 사방이 트여 있어 볕이 잘 드는 마당도 있다. 이를 통해 마당은 북 콘서트나 마을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 황토방은 마을 사랑방 등을 위한 장소로 활용될 전망이다.
마을책방 개소 시기는 미정이다. 당초 양산시에 신고된 공사 시기는 지난 1월 20일부터 3월 1일까지였다. 문 전 대통령 사저 측도 “3월 중 책방 오픈”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존 건물(2001년 완공)이 20년이 넘어 오래되다 보니 리모델링 중 보강해야 할 게 많아지면서 공사가 더뎌졌다고 한다.
사저 관계자는 “(책방 개소) 확정된 날짜는 없다. (공사는) 4월 중 마무리가 목표다”고 했다. “마을책방 오픈 행사를 계획 중인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현재까지 계획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양산=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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