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대전] 김원형 감독 "김광현, 축적된 피로도 있을 것...2000이닝 이룬 꾸준함 대단해"

차승윤 2023. 4. 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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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왼쪽)이 1일 KIA전에서 역대 최소 경기 개인 통산 150승을 달성한 뒤 김원형 감독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SSG 제공


"조금 피로도가 있는 것 같다. 팔 스윙 스피드가 안 나온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은 아닌 것 같고 그동안 꾸준하게 몸에 축적돼 있는 피로가 조금 나오는 것 같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부진했던 김광현(35)의 투구를 돌아봤다.

김광현은 지난 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3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4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흔들렸다.

지난해까지의 김광현을 떠올리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김광현은 지난해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크게 활약했다. 지난 1일 개막전에서도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두 번째 등판 부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성적보다 눈에 띄는 건 구속이다. 이날 직구 구속이 최고 시속 144㎞, 평균 시속 142㎞에 그쳤다. 지난해 기록(평균 시속 144.9㎞)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9일 한화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원형 감독은 "조금 피로도가 있는 것 같다. 팔 스윙 스피드가 안 나온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은 아닌 것 같고 그동안 꾸준하게 몸에 축적돼 있는 피로가 조금 나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광현이가 데뷔 후 지금까지 수술과 재활 때를 빼면 쉰 해가 없었다. 오랫동안 많이 던지다 보니 몸이라는 게 (데미지가) 조금씩 쌓인다. 특별히 큰 부상이 아니어도 어깨 회전력 등이 따르지 않을 수 있고 그래서 구속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김광현은 김광현이다. 개막전에서 통산 150승을 달성한 그는 이날로 한미 통산 2000이닝의 대기록도 이뤘다. 한미일 통산 2000이닝을 달성한 건 김광현까지 단 10명에 불과하다.

대기록의 선배들 중에는 김원형 감독(2171이닝)도 있다. 김 감독은 "앞으로 2000이닝을 달성하는 선수는 더 많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건 2000이닝을 던졌다는 건 꾸준하게 해왔다는 것이고, 그 자체가 굉장하다는 것에 포인트를 둬야 한다"고 했다.

김원형 감독의 롱런에 대해서도 일화가 있다. 김 감독은 "1991년 우연히 복도에서 고 김영덕 당시 빙그레 이글스 감독님과 마주쳤는데 내게 '앞으로 20년할 생각으로 야구해라'고 하셨다. 키도 작은 애가 야무지게 던지니 예쁘게 봐주셨던 것 같다. 속으로 '15년 채우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20년을 어떻게 하라는 걸까'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20년을 하게 되더라. 그때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게 목표를 확고하게 해준 것 같다"고 돌아봤다.

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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