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보고서 "尹, 전임보다 강경한 대북 노선…억지력 강조"

김상진 2023. 4. 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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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자와 달리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억지력을 강조해왔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6일(현지시간) 갱신한 ‘한국: 배경과 대미관계’ 보고서에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1개월 동안 달라진 한국의 대북 자세를 이렇게 평가했다. 미 의회 싱크탱크인 CRS의 보고서는 미 의회가 정책ㆍ법안을 만들 때 중요하게 참고하는 자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우선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해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60발 이상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핵ㆍ미사일 위협이 고조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전임자보다 더 강경한 대북 노선을 취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전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를 강조한 데 반해,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억지력을 강조해왔다”며 “이들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확장억제를 위한 고위급 협의를 재가동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이후 축소했던 연합훈련을 (일본을 포함해) 범위와 규모를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경북 포항 훈련장에서 한·미 해군·해병대 장병이 '23 쌍룡훈련, 결정적 행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쌍룡훈련은 한·미 연합 실기동 훈련 중 가장 공세적 성격의 훈련으로 대규모 훈련 재개는 2018년 이후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연합뉴스

보고서는 또 한ㆍ미 안보협력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긴장이 고조된 동맹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주한미군 분담금 협상 타결(2021년 3월)을 성과로 꼽았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선 “한ㆍ미 양국은 10년 넘게 전작권 전환을 준비해왔다”며 “연합전력을 지휘하고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한국군의 능력 향상, 한반도 안보 환경 등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조건과 기준을 마련했다”는 원론적인 사실만 적시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전작권 전환은 어렵다”는 게 현 정부의 기조이자 한ㆍ미 간 공통된 인식이기 때문이다.


"한·미·일 협력 축소하려는 중에 반발"


보고서는 달라진 한ㆍ중 관계에도 주목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두 번째로 큰 외국인직접투자(FDI) 대상국”이라면서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의 대중국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종종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한국의 군사력 증강과 한ㆍ미ㆍ일 안보협력을 축소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반발해왔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시 주석과의 첫 대면 회담이었다. 뉴스1

반면 한ㆍ일 관계에 대해선 “바이든 행정부의 (양자ㆍ삼자 간) 회담 주선과 윤 정부의 강제징용 보상안 마련 등으로 주요 마찰의 원인을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한ㆍ일 관계가 개선됐지만, 역사 문제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미국의 두 동맹국 사이에 긴장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의 대우크라이나 지원도 긍정적으로 기술했다. 보고서는 “2억 달러(약 2640억원) 이상의 인도적 지원과 비살상 장비 제공,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지원 장비를 대체하는 30억 달러(약 3조 9570억원) 이상의 한국산 무기 계약 체결,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이었던 윤 대통령의 지난해 나토정상회의 참석”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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