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시장 잡아라” 구자은 LS 회장, 첫 글로벌 현장 행보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독일 L&K 공장을 방문해 직원으로부터 전기차 구동모터용 권선의 핵심소재인 무산소동봉(OFCR)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LS그룹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유럽 전기차 생태계 점검에 나섰다. 지난해 취임 후 첫 해외 현장 행보다. LS그룹은 국내와 유럽 시장에서 배터리·전기차 사업을 강화해 그룹의 자산 규모를 2030년까지 50조원대로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9일 LS전선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독일·폴란드·세르비아 등을 잇달아 방문해 계열사인 LS전선과 슈페리어에식스(SPSX)의 전기차용 권선(구리선), 배터리 부품, 통신케이블 공장을 방문했다.

미국 전선회사 SPSX는 지난 1월 무산소동(OFC) 생산 업체인 독일 L&K를 인수한 바 있다. OFC는 전기차 구동모터용 권선의 핵심 소재로, L&K는 유럽 최대인 연간 6만5000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첨단 정밀기술 분야인 우주·항공·의료산업 특수 케이블도 만들고 있다. 구 회장은 L&K 임직원들에게 “유럽에서 LS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유럽 전기차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자”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구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통신용 광케이블을 생산하는 LS전선 폴란드 법인(LSEVP)과 SPSX 세르비아 권선 생산법인도 방문해 주재원과 현지 직원을 격려했다. 또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찾아 2차전지 제조 과정을 둘러보고 양사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세계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전기차 연간 수요는 지난해 120만 대에서 2030년 1500만 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LS그룹은 L&K가 생산한 무산소동을 SPSX 독일·세르비아 공장 등에 공급하고, 고효율 전기차 구동모터용 권선을 제작해 현지 완성차 업체에 제공할 수 있는 전기차 밸류 체인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유럽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그룹의 사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