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 13곳 '국립' 붙인다…신입생 모집난 돌파구 될까
비수도권 국립대학교가 학교 이름에 ‘국립’이라는 단어를 넣는 방안을 추진한다. 학생 수 감소로 지방대학이 신입생 모집난을 겪는 가운데, 국립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교명 변경을 추진 중인 지역 국립대 13곳의 요청을 허용하기로 하고, 교명 변경 내용을 담은 ‘국립학교 설치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교육부는 “그동안 교명 앞에 국립임을 나타낼 수 있는 문구 추가를 신청한 대학이 많았음에도 교명 변경 허용이 지연되고 있었다”며 “현장 건의 사항을 반영해 국립대학의 운영상 제약을 해소하고자 한다”고 개정이유를 밝혔다.
앞서 교명 변경을 신청한 국립대는 강릉원주대·공주대·군산대·금오공대·목포대·목포해양대·부경대·순천대·안동대·창원대·한국교통대·한국해양대·한밭대 등 13곳이다. 오는 5월 10일까지 입법예고 된 개정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될 경우 앞으로 ‘국립강릉원주대’처럼 기존 교명 앞에 ‘국립’이라는 단어가 붙게 된다. 학교 상징물이나 문서에 국립대임을 나타내는 문구를 쓸 수 있도록 근거 규정도 생긴다.
지역 국립대가 교명 변경을 추진하는 건 해마다 낮아지는 신입생 충원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국립대마저 신입생 충원이 어려워지자 국립대라는 위상을 강조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교명 변경을 신청한 13개 대학의 지난 2020년 평균 신입생 충원율은 99.7%였으나 지난해에는 95%로 줄었다. 특히 안동대(99.9%→79.8%), 군산대(99.8%→83.3%), 목포대(99%→85.9%) 등 일부 대학은 100%에 이르던 신입생 충원율이 3년 사이 7~80%대로 내려앉았다.
앞서 이름을 바꾼 국립대도 있다. 한경대는 한국복지대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국립을 표기해 인지도와 위상을 높인다”는 목표로 올해 3월부터 ‘한경국립대’로 바꿨다. 경상대도 지난 2021년에 경남과학기술대와 통합하면서 ‘경상국립대’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교명 변경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문대학 이름에서 ‘전문’을 빼면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주장과 판박이”이라며 “대학이 지닌 경쟁력과 그로 인한 취업률이 뒷받침돼야 수험생들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는데 교명 변경은 지방 국립대 위기의 본질과 동떨어진 논의다”고 말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교육부는 국립대 통·폐합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학생 수 감소에 국립대 간 통·폐합 논의가 늘어나고 있지만 근거 규정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국립대학 통·폐합 추진 근거를 마련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교육부 고시에 위임하겠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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