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웹예능 ‘실험’ 거듭하는 사이…후퇴하는 TV 예능
‘날 것’의 재미를 담은 유튜브 콘텐츠에, 방대한 스케일을 앞세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관심과 화제성을 내주고 있으나, TV 예능은 여전히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디션, 여행 등 익숙한 포맷을 반복하며 시원치 않은 성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웹예능들은 ‘다양성’과 ‘실험 정신’을 앞세운 콘텐츠를 예고하면서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현재 방송가는 여행 예능이 장악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장소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진 예능가에 활기가 돌던 것도 잠시, 익숙한 콘셉트의 해외 또는 국내여행 예능들이 방송가를 채우면서 다시금 코로나19 이전의 그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에서 캠핑하는 ‘텐트 밖은 유럽’ 비롯해 동남아 여행기를 다룬 ‘아주 사적인 동남아’, 7년 만에 다시 돌아온 ‘뭉뜬 4인방’의 배낭여행 담는 ‘뭉뜬 리턴즈’, 여섯 남자들의 국내 여행기 다룬 ‘수학 없는 수학 여행’, 가족들이 함께 해외로 떠나는 ‘걸어서 환장 속으로’ 등 출연자 및 장소만 바뀐 것처럼 보이는 여행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중 다수의 프로그램들일 1~2%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여행 예능이 아니더라도, ‘익숙함’을 버리진 못하고 있다. 지금은 다소 시들해졌지만, 일반인들의 썸, 연애 이야기를 다루는 연애 예능이 OTT 중심으로 다시금 흥하자 지난해에는 각 방송사들이 줄줄이 연애 예능을 내놓으며 유통기한을 빠르게 단축했다. 이 외에도 스포츠 열풍 분위기를 노린 스포츠 예능, 또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관찰 예능 등 이미 수년째 이어진 비슷한 콘셉트를 약간씩만 변주해 선보이는 시도들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아예 과거의 예능을 답습하며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최근 가수 이승기와 방송인 강호동이 의기투합해 10년 만에 ‘강심장’을 부활시킨다는 소식이 전해져 시청자들을 탄식하게 했다. 오는 5월 ‘강심장리그’가 방송된다는 소식에 기대보다는 ‘철 지난 콘셉트 아니냐’라는 우려 섞인 반응들이 먼저 이어진 것이다.
함께 경쟁하는 각 OTT들이 최근 내놓고 있는 콘텐츠들과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 ‘피지컬: 100’을 비롯해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파헤친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등 다큐와 예능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목을 끌고 있는 넷플릭스는 최근 열린 행사에서 7편의 새로운 예능 콘텐츠를 예고했다. 넷플릭스의 첫 미드폼 장르 ‘성인물’부터 드라마에서 흥한 ‘좀비’를 예능에 접목한 ‘좀비버스’ 등 형식 또는 소재의 차별화 통해 기대감을 유발했다.
티빙은 최근 케이팝(K-POP)에 대한 심도 깊은 접근을 보여준 ‘케이팝 제너레이션’, 야구 마니아들 겨냥한 ‘아워게임: LG트윈스’를 비롯해 최근 젊은 층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MBTI 관련 실험을 선보이는 ‘MBTI vs 사주’를 예고해 ‘젊은 층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예능으로선 이례적으로 웹툰과 접목 시도, ‘좋아하면 울리는’ 속 어플을 직접 구현한 웨이브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등 여러 OTT들이 색다른 시도 통해 꾸준히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물론 지상파 비롯한 방송사들은 투입할 수 있는 제작비, 또는 표현할 수 있는 수위의 한계가 더욱 뚜렷하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다만 그럼에도 최근 토크쇼의 호스트에 차별화를 둬 색다른 재미를 끌어내는 이석훈의 ‘썰플리’ 조현아의 ‘목요일 밤’ 등 꾸준히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 중인 유튜브 콘텐츠들과 비교해도 신선함이 떨어진다. 풍자, 다나카, 서준맘 등 ‘그 나물에 그 밥’ 출연자들을 활용하던 중, 유튜브에서 흥한 스타들을 뒤늦게 초대하는 사례가 늘어날 만큼 최근 역전된 상황을 자주 보여주고 있는 TV 예능들이다.
이미 TV 예능들은 관심과 화제성을 웹예능들에 내주는 등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기획으로 흥미를 유발하는 프로그램들이 더욱 드물어지면서 그 속도를 더욱 가속화 중인 것은 아닌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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