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승리 거머쥐기 전, 경기장 흥 돋군 '따로국밥' 노래 정체

백경서 2023. 4. 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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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 여자프로배구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과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4차전 경기가 열린 날이다. 경기 시작 전 양 팀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사이 갑자기 체육관 안에선 구성진 트롯풍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아 이러면 안 돼요. 빠져들까 겁이 납니다. 따로국밥·막창구이·찜갈비도 생각나네요~·” 도로공사가 튼 ‘대구의 맛’이다.

지난 4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여자 배구 경기. 시작 전 경기장에 '대구의 맛' 노래가 울려 퍼졌다. [사진 대구시]

응원가로 나온 '대구의 맛'


‘대구의 맛’은 대구시가 지역 향토 음식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노래다. 관객들은 ‘따로국밥’ 등 가사에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신나는 멜로디에 맞춰 손뼉을 치며 흥겨워했다. 관객의 응원에 힘입어 이날 도로공사는 ‘배구 여제’ 김연경의 흥국생명을 꺾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내리 거둔 2연승이었다. 도로공사는 이 기세로 이틀 뒤인 6일 여자부 챔프전 최종 5차전에서 3-2로 역전승을 쓰며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정상에 우뚝 섰다.

이날 체육관에서 도로공사의 경기를 직관한 이상철 대구시 위생정책과 주무관은 “현장에서 배구 팬들이 ‘이 노래가 응원가로 딱’이라고 흥얼거렸다”면서 “도로공사 측에서 흔쾌히 ‘틀어달라’는 요청을 받아줬는데, 실제 틀어줘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전형석 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장도 “흥겨운 노래에 응원이 더해지면서 도로공사가 승리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 죽전휴게소(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에서 따로 국밥을 맛 보려는 이용객들이 줄 서 있다. [사진 대구시]

대구 10味 홍보하려 만들어


‘대구의 맛’은 대구 10미(味)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만든 노래다. 10미론 따로국밥·동인동찜갈비·막창·논메기매운탕·무침회·납작만두·복어불고기·야끼우동·뭉티기·누른국수가 꼽힌다.

이상철 주무관은 잘 알려지지 않은 향토 음식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방안을 찾다가 노래란 아이디어를 냈다. 실제 음악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있다. 그는 직접 가수 박현빈의 ‘앗 뜨거’, ‘곤드레만드레’ 등을 김재곤 작곡가를 찾아가 설득했다. 이후 수차례 서울행 끝에 마침내 ‘대구의 맛’이 만들어졌다. 노래는 대구가 고향인 가수 김나희씨가 부르겠다고 나섰다. 이후 지역 음식점들이 편하게 다운받을 수 있도록 음원사이트에 등록했다.

이 노래는 올해 초부터 칠곡휴게소 등 대구·경북 지역 고속도로 휴게소 16곳에 보급됐다. 대구시와 도로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앞서 2021년 10월 휴게소 음식의 특화와 대구 10미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 휴게소 음식점에선 모두 대구 10미를 판매한다.

경기 용인 죽전휴게소에 '대구의 맛' 노래와 함께 만나볼 수 있는 따로 국밥. 해당 메뉴는 영양밥과 따로국밥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용인 특산품 영양밥 정식'이다. [사진 대구시]

경부고속道 쭉 타고 수도권까지


최근 ‘대구의 맛’은 경부고속도로를 쭉 타고 경기도 용인까지 진출했다. 따로국밥 메뉴와 함께다. 서울 방향 마지막 휴게소인 ‘용인 죽전휴게소’에서 만날 수 있다. 김흥준 대구시 위생정책과장은 “대구시와 도로공사 간 맺은 상생협약에 따른 시너지 파급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고된 운전 길에 따로국밥 한 그릇과 신나는 노래가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천=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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