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께 바친 100호골...'찰칵 세리머니' 대신 하늘 가리킨 손흥민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토트넘과 브라이턴(브라이턴) 앤 오브 앨비언의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킥오프 10분 만에 손흥민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100호 골 금자탑을 세운 순간이었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전매특허 '찰칵 세리머니'가 아니었다.
그가 평소와 다른 세리머니를 한 이유는 경기 후 밝혀졌다. 손흥민은 경기 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EPL 100호 골은 대단한 일이다. 만감이 교차했다"면서 "최근 힘든 일이 있었다. 외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100호 골을 외할아버지께 바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소 눈시울 붉히기도 했다. 영국 BBC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손흥민에겐 만감이 교차하는 날이다. 그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100골을 달성했다"면서도 "손흥민은 그의 대기록을 지난주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에게 바쳤다"고 전했다.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이반 페리시치의 패스를 받아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2015~16시즌부터 토트넘에서 뛴 손흥민은 8시즌을 뛰며 이뤄낸 100호 골이다. 공식전을 통틀어선 142골을 넣었다. EPL에서 통산 100골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34명뿐이다. 아시아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손흥민은 "모든 아시아 선수들, 특히 한국 선수들이 내 기록을 보며 그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기록이 아시아엔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젊은 선수들이 아시아 선수들도 EPL에서 멋진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23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은 올 시즌 다소 부진하다. EPL에선 7골, 각종 컵대회를 더해도 11골이다. 손흥민은 "팬들이 나를 응원한다.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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