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군 켑카 오거스타에 깃발...우즈 마스터스 23 연속 컷통과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컷탈락한 후 브룩스 켑카는 차의 유리창을 두 번이나 주먹으로 내리쳤다. 켑카는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마스터스 2라운드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그 사건을 공개하며 “벤츠가 유리를 튼튼하게 만들었더라”고 말했다.
지금은 웃으며 말했지만 지난해 그는 고통스러웠다. 켑카는 무릎이 아파 침대에서 나오는 데 15분이 걸렸으며 물리치료사가 무릎을 구부리려고 할 때 수건을 물고 울었다고 한다. 켑카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타이거 우즈의 고통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켑카는 이날 벌어진 제87회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2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10언더파의 존 람이 2위다. 아마추어 샘 베넷이 8언더파 3위, 콜린 모리카와와 빅토르 호블랜드가 6언더파 공동 4위다. 9일 빗속에서 벌어진 3라운드에서 켑카는 한 타를 덜 줄여 한 타를 잃은 람에 4타 차로 앞섰다.
켑카와 람이 6번홀까지 마친 상태에서 경기는 비 때문에 중단됐고 한국시간 9일 밤에 속개된다.
켑카는 상남자다.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았다. 2017년 PGA챔피언십 부터 8개 메이저대회에서 4승을 기록해 메이저 사냥꾼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무릎이 좋지 않았다. 켑카는 2021년 초 무릎 수술을 하고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스터스에 참가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언덕길 어디로 다녀야 다리에 무리가 생기지 않을지 미리 루트를 조사해 놓기도 했다. 켑카는 이후 대회에서 무릎을 굽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린을 읽었는데 “아프지 않다”고 큰 소리를 쳤다.
켑카는 지난 해 6월 LIV골프로 떠났다. 아픈 무릎으로 PGA 투어에서 버티기 어렵다고 여긴 듯하다. 경기 수가 적은 LIV에서 서서히 몸을 회복해 건강과 실력이 돌아왔다. 그는 “올 초부터 몸이 좋아졌다”고 했다. LIV 최근 4경기에서 2승을 했다. 특히 지난 주 플로리다에서 벌어진 LIV 대회에서 우승해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이번 대회 켑카의 샷은 전성기 못지 않았다. 2라운드까지 12언더파는 2015년 조던 스피스(14언더파)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타수다. 2라운드까지 켑카는 출전선수 중 핀 가장 가까운 곳(약 9m)에 아이언샷을 붙였다. 페어웨이 적중률은 89.3%, 그린적중률은 80.5%다. 켑카는 버디 기회를 몇 번 놓쳤다. 스코어를 더 줄일 수도 있었다.
US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두 번씩 우승한 켑카는 “위대한 선수들은 여기(마스터스)와 디 오픈에서 우승했다”면서 “그랜드슬램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타이거 우즈는 차가운 빗속에서 2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며 중간합계 3오버파 공동 49위로 간신히 컷을 통과했다. 프레드 커플스와 개리 플레이어가 갖고 있는 23개 대회 연속 컷통과 기록과 타이다. 그러나 빗줄기가 강해진 3라운드에서는 고생했다. 7개 홀에서 6타를 잃었다.
파 5인 15번 홀에서 그린에 올라갔던 볼이 물로 굴러 내려와 범한 더블보기는 운이 나빴다지만 다음 홀 호수로 들어간 그의 티샷은 아슬아슬하게 물에 빠진 게 아니었다. 연속 더블보기 이후 그는 이전보다 눈에 띄게 다리를 절었는데 검정과 회색 옷을 입어 더 우울해 보였다.
우즈는 경기 중단시까지 합계 9오버파로 컷통과 선수 중 꼴찌다.
한국선수 4명은 모두 컷통과했다. 3라운드 경기가 중단됐을 때 네 선수는 약속이나 한듯 이븐파 공동 28위를 기록했다. 2라운드까지 3언더파를 친 이경훈은 3타를, 2언더파를 친 김주형은 2타를 잃었다. 2라운드까지 1오버파를 친 김시우는 한 타를, 임성재는 3타를 줄였다.
오거스타=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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